매일신문

[깊은 생각 열린 교육] 겨울방학 인성교육에 투자 하자

겨울방학이 되면 갑자기 많아진 시간에 대한 고민과 새로운 학년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선행학습이나 여러 체험활동에 시간을 투자해 보지만, 단기간에 그런 두려움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다. 꾸준한 준비나 학습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갖추어야 할 덕목들이 있다. 이 덕목들은 비단 학습뿐만 아니라 삶의 태도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 첫째로 가져야 할 태도는 감정 조절력이다. 고집이 센 아이는 감정 조절력이 부족하다. 고집이 센 아이는 자기감정에 빠지기 쉽다. 남을 인정하지 못한다.

요즘 아이들이 부족한 것 중에 자주 오르내리는 것이 충동조절이다. 하고 싶은 것을 당장 하지 않고 어떻게 할까 미리 계획하고 준비하는 능력이다.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증후군을 가진 아이들은 충동 조절이 약하다. 과잉보호나 과도한 억압적 태도는 이 능력을 약화시킨다. 아이들이 스스로 노력해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목표를 높게 잡지 말고 달성 가능한 것을 스스로 성취하게끔 지원해주어야 한다.

아이들이 TV나 게임에 몇 시간이고 집중하고 빠져드는 것은 집중력이 아니다. 그냥 빠져드는 것이다. 따분하지만 해야 할 일을 견뎌내고 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집중력이다. 좋아하는 것을 계속하는 것을 누구나 가능한 일이다. 안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 점에서 미디어에 쉽게 노출되는 아이들은 집중력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공감하는 능력은 다른 사람의 기분과 생각을 읽어낼 수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언어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말하는 사람의 입장에 대한 공감에서 시작된다. 그러한 면에서 과학동화나 학습만화에 어릴 때부터 노출되면 공감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인터넷과 사이버 세상은 혼자만 대화하는 세상이다. 더욱 아이들을 대화하지 못 하게 만든다.

규칙과 약속을 지키는 능력도 중요하다. 도덕성은 잘못을 했을 때 죄책감을 가지고 다시 반복하지 않으려는 능력이다. 타인, 자신과의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친구가 많다고 사회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노는지, 다툼이 있을 때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봐야 한다. 아이들 사이에 좋을 때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내기 어렵다.

호기심은 아이들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중요한 동기이다. 그러나 지나친 노출과 체험과 공부는 그 호기심을 없애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아이들이 "나 그거 알아요." "또 해요?" 하고 말하는 이유는 호기심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질문을 유도하거나 관찰하게 해보는 놀이가 아이들의 호기심을 키운다.

이렇게 아이들이 가져야 할 능력들은 많지만 아이들 혼자서는 획득할 수 없다. 부모들이 먼저 바꿔야 하고 보여줘야 한다. 부모들이 성장한 만큼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이다.

김병현(공동육아 방과후 전국교사회의 대표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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