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드리블의 제왕' 가린샤

전무후무한 '드리블의 제왕'이었다.

아직도 가린샤(1933~1983)의 현란한 드리블을 잊지 못하는 축구팬이 많다. 수비수를 농락하는 데 도가 트인 선수였다. 앞서 제친 수비수를 골문 앞에서 또다시 제치거나, 수비수를 골문 앞까지 뒷걸음치게 하기 일쑤였다. 심지어 국가대표 시절 수비수 4명과 골키퍼를 모두 제쳐놓고 빈 골대 앞에서 수비수가 달려들길 기다려 또다시 제치고 골을 넣기도 했다.

그의 드리블링은 신체적 기형을 극복하고 얻은 것이다. 6세 때 앓은 소아마비로 인한 양다리의 길이 차이와 남들과는 다른 무게 중심이 드리블 능력을 극대화시켰다. 글도 쓰지 못하는 지적장애자였지만, 성욕만큼은 엄청나 수많은 여성과 사랑을 나누었다. 1958년과 1962년 월드컵에서 브라질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펠레에 버금가는 인기와 명성을 누렸지만, 음주와 무분별한 성생활이 그의 삶을 끝장냈다. 알코올중독자가 돼 노숙을 하다가 49세 때인 1983년 오늘,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했다.

브라질 팬은 그의 묘비명에 이런 글을 썼다. "고마워요. 가린샤. 태어나고 살아줘서…." 축구팬들에게 그만큼 즐거움을 준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박병선(편집부국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