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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자 읽기] 붕어빵에도 족보가 있다/윤덕노 지음/청보리 펴냄

족발, 닭발, 떡볶이, 와플, 찐빵, 호떡 등 우리가 즐기는 거리 음식에는 어떤 유래가 있을까. 이 책은 거리 음식의 기원과 유래를 추적하며 간식의 역사를 설명한다.

요즘 제철을 맞은 호떡은 중앙아시아에서 유래했다. 터키, 인도 등지에서 먹는 빵인 '난'이 호떡의 기원이다. 개화기 때 중국에서 건너온 화교들이 호떡을 팔면서 우리에게 사랑받는 간식으로 거듭났다. 오늘날 흔히 먹는 주먹밥의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요즘 주먹밥 못지 않게 예쁘고 멋을 낸 주먹밥이 많았다. 평상시 양반들이 먹었던 주먹밥은 채소는 물론 생선살, 게장, 새우 알, 대하가루 등으로 만들었다고 하니 화려하기 그지없다.

쫄면의 기원은 재미있다. 1970년대 인천의 한 국수공장에서 냉면을 만들다가 사출기의 구멍을 잘못 끼워 굵은 국수 가락이 뽑히게 된 것. 폐기 처분해야 할 상황이었는데 공장 옆 분식집에서 불량 국수를 가져다 고추장 양념으로 비벼 새로운 메뉴로 선보였다. 새콤달콤한 양념의 쫄면은 입소문을 얻으며 대표적인 분식 메뉴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밖에도 친구에게 합격을 기원하며 돼지족발을 먹였다는 당나라 선비의 풍속, 영조의 어머니인 숙빈 최 씨가 즐겨 먹었다는 떡볶이의 원조 떡산적 등 거리 음식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다. 306쪽, 1만3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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