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 한잔] 김영오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신임 회장

"서문시장 7천여 상인들의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시장 활성화와 상인 화합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영오(58)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신임 회장은 최근 2지구 재정비 사업과 관련해 비리로 얼룩진 서문시장의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최대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사회 운영과 관련해 한 달에 한 번씩 이사 14명이 모두 참가하는 정기이사회를 열고 연합회 차원에서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는 등 투명하게 결정하겠다고 했다.

"올해 서문시장앞으로 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 궤도빔 공사가 시작됩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도 교통이 복잡한 서문시장 일대가 최악의 교통혼잡을 빚을 것입니다."

김 회장은 모노레일 궤도빔 공사가 본격 시작되면 도시철도와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쇼핑객들의 교통편의를 위해 서문시장과 반월당을 오가는 셔틀버스 운행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서문시장은 주차공간이 부족해 오후 2~5시에는 주차장으로 진입하려는 차들과 주차장에서 빠져나가는 차들이 줄을 서는 등 소통이 제대로 안돼 시장 내 도로는 물론 시장 바깥 도로까지 막힐 정도로 심각한 혼잡을 빚고 있다. 현재 서문시장을 찾는 고객은 하루 7만~8만 명이지만 주차 대수는 700여 대에 불과하다. 그래서 그는 주차장 확보를 의욕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2지구 건물이 완공되면 건물 지하주차장 마련으로 약간 숨통이 트이겠지만 건해산물상가뒤 계성고가 이전하면 이곳 부지를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도 다양한 구상을 하고 있다. 대구시 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서문시장 주차장의 비싼 주차료 문제가 쇼핑 고객의 시장 방문을 가로막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주차요금은 30분 기본료 500원에 추가시간 10분 당 250원씩이다. 백화점이나 대형소매점 주차장처럼 쇼핑고객에 한해 무료주차 혜택을 주도록 시설관리공단 측과 적절한 합의점을 도출해보겠다고 했다. 또 작년까지 전통시장 상품권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1시간 무료주차 혜택도 있었지만 온누리상품권으로 통합되면서 무료주차 혜택마저 사라졌다는 것.

"시간에 쫓기는 야간 쇼핑객과 젊은층을 유치하기 위해 서문시장 영업시간 연장도 검토해보겠어요. 지금은 오전 9시에 문을 열어 오후 6시에 문을 닫지만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연장해볼까해요."

그는 주말에 장터에서 상설 소음악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음악과 전통음악을 아우르는 음악회를 주말마다 열면 쇼핑도 즐기면서 볼거리도 제공해 보다 많은 손님이 찾아올 것으로 믿고 있다.

"대구를 찾는 관광객들이 대구 명소를 둘러보는 대구시티투어 코스에 한강이남 최대의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이 빠져있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전통시장의 멋과 함께 쇼핑·볼거리·먹을거리가 풍부한 서문시장을 반드시 대구시티투어 코스에 넣어 경유하도록 해보겠습니다."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120억원이 투입되는 서문시장 아케이드 설치사업이 2006년부터 시작돼 마무리 단계에 있다. 올해 명품프라자 골목, 아진상가 중앙통로, 5지구 구간에 아케이드 공사에 들어가는데 연말쯤이면 서문시장 전구간에 아케이드 공사가 완료돼 전천후 쇼핑을 즐길 수 있다고 자랑했다.

고객 편의시설도 대폭 늘려 백화점 못지않다. 토털패션과 원단을 주로 취급하는 명품프라자 경우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고, 2지구 건물도 완성되면 현대식 건물에 에스컬레이터가 설치 된다. 또 휴게실, 아이들 놀이방, 수유실, 인터넷방, 여행사, 관광안내센터 등도 마련된다.

"1970년대 서문시장은 원단, 주단, 이불이 핵심 상품이었어요. 당시 도매기능을 가진 서문시장은 전라도 지방에서도 물건을 떼러 오는 손님이 많을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도매시장의 기능이 크게 축소돼 아쉽기만 해요."

김 회장은 서문시장에서 40년간 잔뼈가 굵었다. 회식당에서 출발해 원단 중매상, 옷가게를 거쳐 지금은 15년째 실, 지퍼, 퀼트등 부속품 가게를 운영하고 있고 명품프라자 상인회 회장도 맡고 있다.

서문시장상가연합회 회장에 선출되면서 축하 화환 대신 쌀을 받아 어려운 이웃에 기탁할 것이라고 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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