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디지털 라이프] '위키피디아' 탄생 10주년

브리태니커도 따돌렸다 인터넷 최고 백과사전

최근 인터넷 최고의 백과사전으로 자리 잡은 '위키피디아'가 10주년을 맞았다. 위키피디아는 '누구나 편집할 수 있다'는 모토로 세계 최대 백과사전으로 여겨졌던 브리태니커의 벽을 넘었고 방문자 수에서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e베이를 앞설 만큼 초대형 인터넷사이트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누구나 편집할 수 있다는 장점은 때로는 최대 단점으로도 여겨진다. 위키피디아에 있는 정보의 신뢰성이 끊임없이 의심받기 때문이다. 위키피디아에 대해 한번 알아보자.

◆집단 지성의 성공

위키피디아는 공동창업자 지미 웨일스가 1998년부터 시작한 '누피디아'(Nupedia)를 뿌리로 하고 있다. 누피디아는 기존 백과사전을 편집해 온라인에 올리는 방식이었다. 누피디아는 전문가 학자들을 위촉해, 백과사전 항목을 주제별로 검토하고 승인하는 7단계를 거치도록 했지만 성과가 미미해 폐쇄 직전에 몰렸다. 그러자 방식을 바꾸었다. 검토 및 승인 과정을 생략하고 누구라도 글을 올리고 편집할 수 있도록 한 것. 최근 자주 사용되는 '집단 지성'을 적극 활용하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2001년 1월 15일 위키피디아는 마침내 탄생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항목은 영어판을 기준으로 15일 만에 31개, 1년 만에 1만7천300개를 넘었다. 현재는 350만 개 이상의 항목이 올라 있다. 지금은 영어를 비롯한 전 세계 278개 언어로 운용되고 있다. 이 같은 성공에 힘입어 위키피디아는 온라인 교과서 '위키책'(wikibooks), 온라인 뉴스 '위키뉴스'(wikinews) 등을 만들어냈다. 2009년에는 위키피디아 전용 리더기가 나오기도 했다.

◆방대한 정보가 장점

위키피디아의 정보는 상세하다. 네이버나 다음 등 국내 포털사이트들은 저마다 백과사전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설명이 간단하다. 정보가 그냥 무엇인지 감을 잡을 만큼 단편적이다. 반면 위키피디아의 설명은 자세하다. 백과사전이란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것이다. 비결은 누구든 편집이 가능하다는 것. A라는 사람이 어떤 정보를 작성해놓으면 B라는 사람이 다른 정보를 추가할 수 있다. 계속 정보가 축적되는 것이다. 이것이 위키피디아의 엄청난 자료의 비결이다.

위키피디아는 세계적으로 있는 사이트이기 때문에 언어에 따라 자료의 양이 다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영어로 돼있는 자료가 그만큼 양이 많다는 것이다. 한국어는 전 세계적으로 21위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료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다른 백과사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충분한 자료가 있다. 위키피디아에서 한글로 검색을 하면 한국어판 위키피디아(http://ko.wikipedia.org)가 나온다.

◆오류 많다는 지적도

누구나 참여하고 항목이 많아지는 만큼 부정적인 측면도 나타났다. 우연이든 의도된 것이든 위키피디아에 올라온 정보에 오류가 적잖고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불러일으키는 사건도 있었다. 지난 2007년 8월. 영국의 BBC 방송은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로마 교황청이 위키피디아의 편집을 조작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CIA는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항목에 대해 악의적으로 편집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가톨릭 신자인 아일랜드 IRA 지도자의 살인사건 연루 혐의 내용을 지운 컴퓨터의 IP가 로마 교황청 컴퓨터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인들이 장난 삼아 위키피디아 항목을 왜곡하기도 했다.

한국어판 위키피디아도 예외는 아니다. 공정언론시민연대는 지난해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한국어판 위키피디아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 전직 대통령이나 북한과 관련해 논란이 될 만한 왜곡과 오류가 상당 부분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은 위키피디아가 명실상부한 최대 백과사전으로서의 지위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정보의 양보다 이제 정보의 질과 신뢰성을 얼마나 확보하는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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