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칭찬 릴레이] 대구생명의전화 이재동 대표

대구생명의전화 이재동 대표
대구생명의전화 이재동 대표
이종길 대구지방법원 파산부 판사
이종길 대구지방법원 파산부 판사

13년 전쯤 '대구생명의전화'에서 잠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면서 이재동 변호사님을 알게 되었다. 그때 이 변호사님은 무료급식을 직접 준비해서 대접하고, 법률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주민들을 대면하면서 상담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계셨다. 또 바쁜 시간을 쪼개어 야간에는 자원봉사자들의 법률지식을 함양하기 위해 소그룹 교육까지 진행하였다.

당시 20대였던 내게는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진 그분의 실천적 모습이 매우 겸손하게 느껴졌고 특별한 감정을 갖게 했다. 변호사님의 이미지는 단정하고 온화해보였지만 아마도 마음속 깊은 곳에 사람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그 무엇보다 뜨거웠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타지에서 10여 년을 보내다가 3년 전 다시 대구로 내려오게 되면서 우연히 한 모임에서 다시 변호사님을 만나게 되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조용한 웃음으로 인사를 건네는 변호사님을 뵙자 예전의 기억이 떠올라 참으로 반가웠다. 그해 가을, 대구생명의전화가 주관하는 '동틀녘서 해질녘까지'라는 자살예방캠페인에 가족과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마이크를 들고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을 향해 메시지를 전하는 변호사님을 보았다. 변호사님의 개인적 근황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던 터라 조금은 놀라웠다. 무엇보다 20년 가까이 '더불어 사는 삶'의 현장에 서 계시는 변호사님의 한결같은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뒤늦게 변호사님이 대구생명의전화 대표로 활동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분의 개인적 봉사활동이 이제 지역사회 복지활동으로 확장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나눔은 물론이고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는 대구생명의전화가 장학사업과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 중의 하나인 자살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 자살예방센터를 설립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었다.

이 변호사님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 것은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변함없는 성실함으로 섬김의 삶을 살고 있는 모습 때문이다. 변호사님의 조용한 사랑과 나눔이 자신의 삶을 넘어서고 있다는 감동 때문이다. 화려하지 않아도 크게 소리 나지 않아도 우리가 사는 곳, 가장 아프고 추운 곳, 가장 외로운 곳에 변호사님이 묵묵히 사랑과 평화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길 대구지방법원 파산부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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