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여성패션의 해방자 크리스찬 디오르

암울한 시대였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생존에 급급했던 여성들은 아마조네스(전설의 여전사) 같은 유니폼만 입고 있었다. 1947년 파리의 무명 패션디자이너가 깜짝 놀랄 만한 작품을 내놓았다. '뉴룩'(New Look)으로 명명된 이 스타일은 부드러운 어깨와 풍만한 가슴, 꽃줄기 같은 잘록한 허리, 풍성하고 긴 치마로 구성됐다. 가장 여성스럽고 아름다운 옷을 선보였기에 패션에 대한 욕망을 억눌러왔던 여성들은 환호했다.

여성패션의 해방자 크리스찬 디오르(1905~1957)는 1905년 오늘, 프랑스 그랑빌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패션 삽화가, 보조 디자이너로 있다가 1947년 '뉴룩'을 발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10년간 'H라인' 'A라인' 등 독창적인 작품으로 세계 패션계를 주름잡았다. 그는 옷과 건축물을 구조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로 봤다. "드레스는 옷감의 흐름대로 건축된다." "드레스는 여성의 몸의 비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유한한 형태의 건축물과 같다." 그는 심장마비로 일찍 갔지만 1968년 세계 최대의 명품회사 LVMH(루이뷔통 모에 헤네시) 그룹이 이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했다.

박병선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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