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신성인 통학버스 운전기사'에 대한 추모 움직임이 일고 있는 분위기 못지않게, 한편으로는 이 사고가 어떻게 나게 됐는지에 대한 관심이 일고 있다.
사고는 지난 18일 오후 6시5분께, 광주시 남구 진월동 대성여고 체육관 앞 비탈길에서 정차중이던 25인승 통학버스가 뒤로 미끄러지면서 발생했다. 내리막길에서 버스가 뒤로 미끄러져 내리자, 통학버스 운전기사인 김씨(53)는 몸으로 막으려다 버스 바퀴에 깔려 머리와 다리 등을 크게 다쳤고, 광주의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숨졌다.
주변에 있던 여고생 2명 역시 버스에 부딪히면서 다쳐서 병원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김영호 대성여고 교장은 말했다.
문제는 이 사고가 왜 발생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다.
이 사고는 차량결함과 함께 버스 위탁업체의 안전불감증이 빚은 인재인 것으로 드러나 더 안타깝게 하고 있다. 내리막길에서 정차중이던 통학버스가 뒤로 미끄러진 것은 사이드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로, 안전 점검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특히 운전기사나 학생의 안전을 무시한 채 수익만 올리려는 업체의 안전의식 결여가 화를 키운 것으로 광주지역 일간지들은 전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가 난 대성여고 통학버스는 여고 측과 계약을 한 N 운수업체의 버스가 아닌 C 어체 소속으로 밝혀졌다. 당시 N업체는 사고가 난 대성여고 만이 아니라, 학원 유치원 등 여러 곳과 계약을 맺었는데, 버스가 부족하자 C업체에 지원을 요청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학교 상황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사 김 씨가 주차장이 아닌 비탈길에 버스를 정차해 사고가 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주차장에는 여유 공간이 있었고, 다른 통학 버스들은 그 곳에 주차한 상태였다.
문제는 또 있다. 광주지역에는 고교 10곳 중 9곳이 통학버스 운영을 운수업체에 위탁 운영하고 있는데, 광주 시내 20여곳의 통학버스 운수업체 가운데 적지 않은 업체들이 여러 사용자와 계약을 맺고, 기사가 부족할 때는 공동운수협정서를 작성하여 임시방편으로 주변업체의 기사를 배정받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타 업체에서 임시로 온 기사의 경우 노선에 대한 사전 정보가 부족한 채로 통학버스를 운행할 때가 많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운수업체의 운영은 언제든지 사고가 날 위험성을 안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숨진 살신성인 통학버스 기사도 비슷한 경우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갑자기 뒤로 밀리는 통학버스를 온 몸으로 막으려고 했던 살신성인 통학버스 기사는 얼마나 당황하고 답답하고 놀랐을까. 아무튼 뒤로 밀리는 현장에서 25인승 통학버스를 혼자힘으로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통학버스 기사를 위해 네티즌들은 추모 운동에 동참했다.
매일신문 트위터(@dgtwt)가 오후 7시쯤 올린 멘션에는 82회의 RT가 들어왔다. 이 멘션에 트위터리안들이 의견을 달아서 재RT 한 경우까지 합치면 네티즌들의 관심을 훨씬 더 진하게 느껴진다.
트윗 아이디 @Yeona_cd 님이 가장 먼저 RT를 보낸 이래, @Lucas0_0 님은 "안타까운 이야기네요. 좋은 곳으로 가시길"이라는 멘션과 함께 RT를 보냈고, @twt365 님은 "학교에 비 세우고 교육청은 유족들 지속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했으며, @sjsook 님은 "의사자, 고인의 명복을 빌어드립니다" 고 했다.
한편 광주시교육청 사학팀은 네티즌들의 이런 추모물결에 대한 향후 일정과 대응책 마련을 담당하고 있다.
최미화 뉴미디어본부장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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