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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선 아들, 출근하면 후배"…코오롱 구미공장 '父子 사원들'

코오롱인더스트리(주) 구미공장에서 함께 선후배로 일하는 장병천·석규(왼쪽부터), 신현억·인식, 이대석·동훈씨 부자(父子) 사원. 이창희 기자
코오롱인더스트리(주) 구미공장에서 함께 선후배로 일하는 장병천·석규(왼쪽부터), 신현억·인식, 이대석·동훈씨 부자(父子) 사원. 이창희 기자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 중합1팀에서 일하는 장병천(56) 반장은 요즘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더 열심히 일한다.

아들 석규(25) 씨가 지난해 12월 같은 공장의 필름생산팀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기 때문.

예방정비1팀의 신현억(53) 파트장과 이대석(53) 담임 역시 아들 인식(25·중합1팀), 동훈(25·동력팀) 씨가 비슷한 시기에 같은 공장의 신입사원으로 각각 입사했다.

코오롱 구미공장에는 이처럼 아버지와 아들이 직장동료로 일하는 부자(父子) 사원이 3쌍이나 있다.

부자 사원이 근무하는 건 1971년 코오롱의 모태인 구미공장이 설립된 후 처음 있는 일.

코오롱 구미공장은 섬유경기 침체에 따른 경영난, 인력 구조조정 등으로 지난 10년간 신규채용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최근 경영정상화를 이루면서 지난해 하반기에 89명을 신규 채용했고, 부자 사원이 3쌍이나 탄생하는 경사를 맞았다.

33년째 이 회사에서 근무 중인 장 반장은 "함께 일하면서 아들에게 행여 누를 끼치지 않을까 마음자세를 다잡아 볼 때가 많다"며 "이것저것 걱정도 되지만 뭔가 모범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과 아들이 좋은 회사에 취직해 대견스런 마음이 더 크다"고 했다. 장 반장의 아들 석규 씨는 "어릴 때 아버지 손을 잡고 어린이날 행사 등 회사의 각종 행사에 참석했었던 적이 많아 회사가 익숙하다"며 "아버지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열심히 일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32년째 근무 중인 신 파트장은 "좋은 직장에 부자간 선후배가 됐다는 것에 대해 부러운 시선도 많이 받는다"며 "아들이 기계 관련 현장에서 일하는 만큼 안전과 공정에 관한 교육을 수시로 한다"고 말했다. 아들 인식 씨는 "아버지가 고생하셨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며 "아버지를 선배를 모시고 일하게 돼 영광스럽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할 각오"라고 했다.

22년째 근무 중인 이 담임은 "아들이 공장의 중추인 전기공급 일을 맡은 만큼 매사에 신중, 충실할 것과 동료 간 화합 등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아들 동훈 씨는 "아버지가 버팀목이 돼 줘 든든한 힘이 된다" 며 "사택에 살아 아버지가 열심히 일하는 직장을 잘 아는 만큼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고 했다.

이 회사의 이성근 상무는 "부자 사원은 대단한 인연 아니겠느냐"며 "내친김에 이들의 인연이 3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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