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우' 밀어낸 '쉐보레' 얼마나 잘 나갈까?

라세티·마티즈 '황금빛 엠블럼' 바꿔달기 열풍

쉐보레 엠블럼과 기존 GM대우 엠블럼
쉐보레 엠블럼과 기존 GM대우 엠블럼

'쉐보레의 파괴력은'

GM대우가 20일 자사 차량 브랜드를 '쉐보레(Chevrolet)'로 변경하면서 자동차 판매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단 자동차 업계에서는 '쉐보레' 브랜드가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GM대우 측도 대우자동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내고 '쉐보레'를 전면에 내세워 내수시장을 공략한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일본식 발음인 '시보레'로 잘 알려진 '쉐보레'는 미국 시장에서 '쉐비(Chevy)'라는 애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았고 미군속 등을 통해 중고 시장에 일부 선보인 바 있어 국내 시장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수출용인 '쉐보레 크루즈'가 '라세티 프리미어'와 엠블럼을 제외하고 모양이 같아 상당수 차량 소유주들이 엠블럼을 '쉐보레'로 바꿔 달면서 사정은 달라졌다(그림 참조).

GM대우 영업사원들은 하나같이 "'라세티 프리미어'를 구입하는 젊은층의 90%는 '쉐보레' 엠블럼으로 교체해달라고 요구한다"고 입을 모았다. '마티즈'도 마찬가지. 대우자동차의 상징인 속칭 '돼지코' 엠블럼을 떼고, 황금 십자가 모양의 '쉐보레' 엠블럼으로 바꿔 다는 차량이 상당수였다.

차량 앞, 뒤, 핸들, 휠캡 등 엠블럼을 풀세트로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은 17~23만원으로 적잖은 금액이지만 그만큼 '쉐보레'에 대한 인지도와 선호도가 높았던 셈이다.

'라세티' 동호회 등 온라인 카페에서도 '쉐보레' 엠블럼뿐 아니라 '쉐보레'와 최대한 비슷한 모양을 내려는 이들의 질문과 답으로 도배돼 있을 정도다.

특히 2009년부터 대구에서는 '라세티'가 5천대 가까이 팔렸고, '마티즈' 역시 4천대 이상 팔렸다. '라세티'의 경우 지난해 전국 대비 10%의 판매량을 대구에서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와 관련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타업체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GM대우 전 차량이 '쉐보레'로 출시되는 3월 이후에야 상황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모 업체 관계자는 "'쉐보레'라는 엠블럼의 효과는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간 GM대우가 보여준 성능과 가격 등에서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시된다"고 말했다. 중고차 업계도 "그간 GM대우 차량의 중고차 매매가가 다른 업체 차량에 비해 낮았는데 엠블럼 교체로 가격이 상승하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GM대우는 이르면 다음 달 다목적차량인 '올란도'를 시작으로 '쉐보레'를 전면에 내세운 차량들을 속속 내놓을 계획이다. 반면 '알페온'과 '다마스'와 '라보'는 이름을 바꾸지 않고 독자적인 이름으로 계속 출시된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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