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남북 대화, 북한의 진정성이 필요하다

북한이 20일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을 제의하고 정부가 수용함에 따라 본격적인 남북 대화의 물꼬가 트이게 됐다. 정부는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태에 대한 견해를 밝히겠다는 북한의 제의에 응하면서도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별도의 고위급 당국 회담을 역으로 제의했다. 또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와 추가 도발 방지'를 의제로 한 예비회담을 내세워 북한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지 않았다.

긴장과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의 돌파구가 열리게 됐지만 북한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기 때문에 전망은 불투명하다. 북한이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에 대해 남측을 납득시킬만한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할지 알 수 없고 서해북방한계선(NLL) 재설정을 내세워 회담이 꼬일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극심한 식량난 등 내부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대화가 필요한 북한이지만 대화를 하겠다는 제스처를 취하는 데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반도 문제를 중요한 의제로 논의한 미'중 정상회담은 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담은 6자 회담의 9'19 공동성명 이행을 촉구하고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를 표명, 북한을 압박했다. 북한의 강력한 동맹인 중국이 상징적 표현이지만 북한에 대해 전향적 자세를 촉구한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북한은 한반도 긴장 해소를 바라는 국제적 압력을 갈수록 외면하기 힘들 것이다.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경제적 지원을 받으려면 성의를 보여야 한다. 더 이상의 도발을 하지 않고 궁극적으로 한반도 비핵화에 이르겠다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정부 역시 빠른 변화에 맞추어 6자회담 재개 등 나중에 전개될 상황에 면밀히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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