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대표할 문화공간 '문화창조발전소' 내년 12월 개관

예술창작·전시·교육 '원스톱'…대구 문화 플랫폼 기대

다음달 중순부터 대구문화창조발전소 조성 공사가 시작되는 대구시 중구 수창동의 KT&G 별관창고(왼쪽)와 문화창조발전소 개관 뒤의 예상 그림.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다음달 중순부터 대구문화창조발전소 조성 공사가 시작되는 대구시 중구 수창동의 KT&G 별관창고(왼쪽)와 문화창조발전소 개관 뒤의 예상 그림.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대구시 중구 수창동 58의 2, KT&G 별관창고를 종합적 '문화특구' 인 '대구문화창조발전소'로 만들기 위한 공사가 다음달 중순 시작돼 2012년 6월 끝날 예정이다.

사업비 160억원(시설비 110억원, 콘텐츠 조성비 50억원)이 투입돼 지하 1층·지상 5층에 연면적 1만2천150㎡ 규모로 조성되는 대구문화창조발전소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 근대산업유산을 활용한 예술창작벨트 조성' 계획의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이후 기본계획 연구 용역, 실시설계 용역 등의 작업을 거쳐 왔다. 현재는 미디어테크 1차구축 사업(아카이브 및 홈페이지)이 진행 중이다.

2012년 6월 공사가 끝나고 12월 대구문화창조발전소가 개관하면 대구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이자 대구 옛 도심과 연계 등을 통해 명실 공히 '문화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시는 문화창조발전소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2월 중으로 문화 예술인과 각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 창작·교육·지원 공간으로

KT&G 별관을 리모델링하는 대구문화창조발전소 공사의 핵심은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레지던시·프로젝트 스튜디오·워크숍 공간)과 교육공간, 지원공간(전시장·영상물 공연장·자료관) 등을 갖춘 복합공간 조성이다.

창작 공간은 음악·미술·미디어·문학·의상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예술가들이 상주하면서 창작 및 전시·공연활동을 펼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진다. 이 공간은 오픈 스튜디오 형태로 일반인에게 공개돼 아트페어나 워크숍, 교육, 판매 등의 역할도 하게 된다. 또 전시장은 작가들의 특별전과 상설전이 열리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창고형 극장은 연극·콘서트·영화·이벤트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장으로 운영되는 동시에 전시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 영상공연장으로 쓰일 예정이다.

김대권 대구시 문화예술과장은 "예술인들이 상주하면서 공동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 될 것" 이라며 "창조발전소에서 문학과 음악, 음악과 미술, 문학과 영상 등이 어우러진 '퓨전 아트'가 생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창조발전소에는 다양한 예술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도서관 개념의 미디어테크, 어린이 대상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는 '키즈 스페이스'와 아트숍, 레스토랑 등 상업공간이 층별로 들어서게 된다. 대구시는 문화창조발전소가 장기적으로 낙후된 도심을 재생하고, 다양한 문화의 생산과 소비, 유통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문화 플랫폼' 역할까지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미래와 소통하는 공간으로"

향후 문화창조발전소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면 전시, 공연, 신진작가 육성 등 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은 물론이고 역사와 문화 예술산업을 중심으로 대구의 옛 도심 탈바꿈 사업도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 경북대 건축학과 교수는 "문화창조발전소는 대구의 특수성과 보편성을 모두 담아내는 상징적인 역할을 해야 하며 창조발전소를 중심으로 청년과 미래로 소통하는 작업이 일어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문화창조발전소가 특정 장르나 주제에 집중하는 공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순수문화예술 장르든, 문화산업 콘텐츠든 구별 없이 접근하고, 그런 작업들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프로그램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문화창조발전소 인근의 북성로와 달성공원 등 대구 옛도심은 훌륭한 창작소재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문화창조발전 역할의 당위는 아니지요. 대구의 전통문화를 주제로 하든, 북성로를 주제로 하든, 대구에서 통하고, 세계적으로 통하고, 젊은이와 미래와 통하는 작업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 교수는 특히 대구문화창조발전소는 기존의 예술창작공간과 구별돼야 한다며 이 공간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나는 개방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누구를 가르치거나, 특정 예술가를 입주시키고, 무엇을 만들겠다는 자세보다 가능성을 열어두고 많은 시도를 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는 "틀을 견고하게 만들어 버리면 발전할 수 없다. 틀을 깨는 것이 문화발전소의 역할"이라며 "창조발전소는 기존의 문화예술인뿐만 아니라 문화적 가치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참여하고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창조발전소는 '새로운 문화적 가치 창출의 기지가 되어야지, 기존 예술가들의 향유 공간이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었다.

◆ "책임 있는 리더 선정이 우선"

대구문화창조발전소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윤칠근 KT&G 상임고문은 "대구시의 문화예술 정책 중 상당수가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에 치중하는 면이 강하다. 문화창조발전소의 경우도 자칫하면 공간만 조성해 놓고 내실을 소홀히 할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창조발전소 개관을 위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구용역결과를 보면 '시민들이 문화를 향유하고 수익성도 창출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현재로는 이 창조발전소를 어떻게 향유하겠다는 것인지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화창조발전소가 궁극적으로 대구 옛 도심을 비롯해 대구의 전통과 문화 예술과 연계되어야 하지만, 1차적으로 그 공간만이라도 시민들이 문화적으로 충분히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들여 만들어 놓고 유지·관리비만 드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건축물은 흉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였다.

그는 "현재로 볼 때 문화창조발전소가 순수예술을 위한 시설은 갖추겠지만, 주변부와 대구 전체를 아우르는 문화예술 혹은 문화산업과 연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며 "관청 주도로 이끌고 나갈 것이 아니라 마스트 플랜과 비전을 가진 리더를 선임하고, 그 사람을 중심으로 판을 짜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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