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가워보이지만 매력적인… 요즘 'Chic'가 대세

자꾸만 눈길이 간다… 시크한 그녀의 마법

'쿨(cool)→엣지(edge)→시크(chic).'

트렌드는 급속하게 변한다. 주로 방송 드라마나 연예인들을 중심으로 대세의 변화가 빠르다. 그것도 한 마디로 불리는 것이 요즘의 세태다. 옳고 그르냐는 가치관의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시대가 이런 변화 속에 있으니 대중들은 한번 따라가보고, '나도 시류(時流)를 따르고 있다'고 위안해 보는 것이 아닐까?

쿨한 사람은 어느새인가 연예계에 핫이슈가 되더니 노래가 대히트를 치면서 유행어로 자리를 잡았다. '쿨'(cool)이라는 혼성그룹의 여자 멤버 유리는 자신을 소개할 때 아예 '쿨한 여자, 유리예요'라고 소개할 정도였다. 엣지 있는 여자는 탤런트 김혜수가 이끌었으며, '엣지 있다'는 말을 대한민국 정식 유행어에 등록시켰다. 2011년 초 쌍빈으로 불리는 원빈·현빈으로 대표되는 시크(chic)가 대세로 자리하고 있다. '차도남(녀)' '까도남(녀)' 등 차갑고 까칠하고 도도한 느낌의 연예인들이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시청자들과 대중은 이들이 멋있고 매력적이라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

시대의 흐름은 바야흐로 이렇게 흐르고 있다. 또 어떤 유행어가 대세로 자리 잡을지는 모르는 일. 올 초 대세가 되고 있는 단어, 시크를 파고들어가 보자.

◆시크함, 젊은층엔 대세

동아백화점 쇼핑점의 행텐 매니저로 근무하는 이현미(35·여) 씨는 시크함을 한마디로 '당당한 자신감'이라고 이야기한다. 키 169㎝, 몸무게 49㎏으로 모델 같은 몸매를 자랑하는 이 씨는 "차가운 이미지와 함께 5㎝의 굽이 있는 부츠를 신고 있으면, 주로 남성들이 바라볼 뿐 쉽게 대시를 하지 못하지만 이런 콘셉트가 좋다"고 밝혔다.

이런 얘기도 들려줬다. "이제 나이도 있고 해서 결혼 생각을 하고 있지만 이런 이미지 때문인지 남성들이 다가오는 것을 주저하는 듯하다. 그런 저를 이끌고 제가 존경할 수 있는 남자가 이상형입니다."

직장 동료 이재웅(36) 씨는 이런 차가운 이미지의 이 씨에 대해 "주위에서 차갑다는 말을 많이 듣는 편이지만 조금만 이야기해 보면 오히려 털털한 남성적 이미지도 있고 보기보다 다정다감한 면도 있다"고 대변했다.

20대 초·중반의 대경대학 모델과 학생들도 요즘은 시크가 대세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차가운 이미지를 주기 위해 스모키 화장을 하거나 모던하면서도 섹시한 의상에 심플한 디자인, 그리고 무채색을 활용해 시크 남녀를 연출하고 있다. 대경대 남녀 대학생 모델들이 보내준 사진들도 한눈에 시크가 대세임을 실감케 했다.

하지만 시크함의 단점도 적잖다. 이런 이미지는 겪어보지 않고 외모만으로 판단돼, '차갑다' '냉정해 보인다' '잘 웃지도 않겠네' 등 편견이 간혹 상처도 된다.

◆매스미디어가 선도하는 유행

"패션이나 유행은 사회적 현상을 반영하는데 요즘은 아무래도 방송 등 매스미디어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또 그로 인해 젊은층에도 파급력이 커 이내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대세가 됩니다. 하지만 생명력은 짧고 일정한 사이클로 반복되는 경향도 있습니다."

대경대학 모델과 신상원 교수는 패션의 흐름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이어 신 교수는 "최근 사회 분위기가 각박하고 어렵다 보니 더 까칠하고 차갑고 못된 남자가 대세로 자리 잡는 것 같다"며 "시크한 섹시미도 길게 볼 때 잠시 반짝하는 유행"이라고 설명했다.

매스미디어는 시크함의 대표적 남녀 전도사를 내세우고 있다. 최근 가장 큰 인기를 큰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까도남' 김주원 역으로 여심을 흔들고 있는 탤런트 현빈과 MBC 드라마 '역전의 여왕'에서 '차도녀' 스타일로 미시들의 여왕으로 등극한 김남주가 그 주인공.

또 시크함에는 사슴 목을 가진 스타가 적격이라는 설문조사도 나왔다. 한 성형외과가 지난해 12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길고 예쁜 사슴 목을 가진 스타는 현빈과 김남주로 나타났다. 그것도 2위와 큰 격차가 나는 압도적 1위였다.

특히 현빈은 '시크릿 가든'에서 턱까지 지퍼를 올린 트레이닝복과 시크한 매력 때문에, 김남주는 트레이드 마크인 '차도녀'의 우아한 이미지 때문에 1위에 올랐다. 이 밖에도 2위에 오른 배우로는 고현정, 강동원 등이 있으며 아이돌 그룹인 티아라의 은정과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 원더걸스의 소희, 엠블렉의 이준 등도 시크함의 유행을 이끄는 대표적 연예인들이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사진협조=대경대학 모델과

※시크하다=실제 국립국어원 신단어 자료집에 수록된 단어로 사전적 의미는 스타일, 복장 등이 우아한, 세련된, 맵시 있다는 뜻이다. 쓰임새는 행동이나 복장 등이 세련된 사람을 두고 주로 사용한다. '시니컬하다' '무뚝뚝하다'는 말과는 다소 차이점이 있는 것은 이 시크함에는 세련되고 도시적인 매력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또 '쿨하다'는 작은 것에 연연하지 않는 스타일을 말하지만 '시크하다'는 오히려 차갑고 더 대범한 스타일이라는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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