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란 잡은 시원한 골, 일본전 "또 터져라"

윤빛가람 결승골…이란 꺾고 4강행

제15회 아시안컵 축구대회에 출전 중인 한국 축구대표팀이 연장 혈투 끝에 '중동의 강호' 이란을 꺾고 4강에 진출해 51년만의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한국은 '젊은 피'들의 활약을 앞세워 우세한 경기를 이끌다 연장 전반 막판에 터진 윤빛가람의 결승골에 힘입어 준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25일 오후 10시25분 카타르 도하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카타르를 꺾은 '영원한 라이벌' 일본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젊은 피 맹활약

한국의 '젊은 피'들이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전망을 밝히고 있다. 조별리그에서 '자-동'라인을 가동한 구자철(4골 2도움)과 지동원(2골 2도움)에 이어 8강전에선 '조광래 호의 황태자' 윤빛가람이 빛을 냈다. 윤빛가람은 23일 카타르 스포츠클럽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8강전에서 연장 전반 15분 벼락같은 왼발 슈팅으로 굳게 닫혀 있던 이란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후반 37분 구자철을 대신해 교체 투입된 윤빛가람은 오른쪽 페널티 에어리어 부근에서 상대 수비 2명을 따돌리며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날려 골 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최근 이란 전 6경기 무승(4무2패)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이란 전 A매치 역대 전적을 9승7무9패로 균형을 맞췄고, 아시안컵 8강 전적에서도 3승2패로 한발 앞서가게 됐다.

◆아시아 최강은 나!

한국과 일본, 호주, 우즈베키스탄이 '아시아 최강'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게 됐다. 북한 대신 우즈베키스탄이 4강에 이름을 올릴 것 외에는 지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진출국이 모두 아시안컵 4강에 올랐다. '전통 강호'인 한국과 일본, 아시아 지역으로 새로 편입한 '신흥 강자' 호주 등 3개국이 당분간 아시아 축구의 패권을 다툴 전망이다.

호주는 23일 연장 접전 끝에 이라크를 1대0으로 따돌리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호주와 우즈베키스탄은 26일 오전 1시25분 결승 진출을 다툰다.

◆중동 국가의 몰락

중동 국가들이 '안방'에서 몰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조별 예선에서 탈락한 것을 시작으로 중동의 전통 강호들이 8강에서 모두 짐을 쌌다. 중동 4개국과 비중동 4개국이 각각 맞대결한 8강전에서 개최국 카타르와 이란, 이라크, 요르단이 모두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중동 국가들이 아시안컵 출전 후 4강에 한 팀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도 중동 국가 중엔 월드컵 본선 진출 팀이 하나도 없어 '중동의 몰락'은 이미 예고됐다.

이는 중동의 축구 문화인 '조급함'이 장기적인 축구 발전을 저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단기간에 좋은 성적을 내려는 욕심이 과해 '감독들의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감독 교체가 잦고, 감독들도 눈앞의 성적을 위해 선수 발굴 및 육성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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