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저축은행들 "안정적"…'8·8클럽' 4곳

21일 오후 대구 중구에 있는 A저축은행 객장.

수도권 저축은행들이 삼화저축은행 부실로 영업정지가 결정된 14일 이후 출금러시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객장 한 편에 경영공시를 내놓고 고객들이 언제든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정도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었다. 이곳 관계자는 "일부 고객들이 문제없냐고 묻긴 했지만 예금금리 인상 소식에 예금하려는 이들이 평소보다 많다"며 오히려 여유있는 표정이었다.

대구경북 저축은행의 경영 상황이 대체로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화저축은행 부실의 단초가 된 PF(Project Finance)에 뛰어들지 않은 덕이다. 욕심을 부리지 않아 큰 돈을 벌지는 못해도 부실로 이어지지 않은 것.

이들이 여유를 부리는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예금자보호제도에 따라 원리금 5천만원까지 보장을 받을 수 있지만 예금 고객의 90% 이상이 2천만원 이하 예금자들이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에 본사를 둔 저축은행은 모두 10개.

이중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8%를 넘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이 8% 이하인 최우량 등급인 이른바 '8·8 클럽'에 속하는 곳은 모두 4곳.

실제 대구·경북 저축은행의 성적은 전국 평균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전국 105개 저축은행의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이 9.7%지만 대구경북은 9.1%며 BIS 비율도 전국 평균은 9.3%이지만 대구경북은 13.0%로 양호하다.

저축은행은 특성상 제1금융권에 비해 회수가 쉽지 않은 대출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은행권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는 이들이 저축은행의 문을 두드리기 때문이다. 저축은행들이 10% 정도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을 큰 문제로 여기지 않는 이유다. 특히 경기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영세·소기업인들의 여신이 상당수여서 경기가 나쁘면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자연적으로 늘어난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문턱이 높은 은행권에 막혀 찾는 곳이 저축은행"이라며 "많은 이들에게 대출의 문을 열어놓고 있기 때문에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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