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제역에 선물만 보내 택배 물량 '껑충'

생선 많고 작년 설 대비 25% 증가

24일 오후 9시 대구시 북구 산격 2동 대구우편집중국.

끝도 없이 쏟아지는 택배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직원들이 바쁜 손놀림을 보이고 있었다. 지역별로 운송될 택배화물들을 구분하고 해당 트럭에 화물을 싣는 작업이 계속 이어졌고 한파에도 일꾼들의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직원 김현철(35) 씨는 "올해 설은 지난해보다 물량이 대폭 늘어나 어느 때보다 힘들다"며 "하지만 감사의 마음을 이어주는 중요한 작업인 만큼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날을 앞두고 대구경북 물류업체가 함박웃음이다.

경기 회복세가 완연한데다 구제역 확산에 따른 귀향 포기가 잇따르면서 지난해 설에 비해 택배 주문물량이 25% 이상 증가한 때문이다.

경북체신청에 따르면 19~23일(설 보름 전~열흘 전) 경북체신청에 접수된 택배 물량은 모두 62만3천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9만6천건에 비해 25.6% 증가했다.

평일 5일간 30여만 건이 접수되는 것과 비교하면 배가 넘는 물량이다.

경북체신청 관계자는 "택배시장 성장에 따른 자연 증가분과 구제역 확산을 우려한 귀향 포기자 증가, 그리고 설날 연휴기간 여행을 떠나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택배 물량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택배회사 역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진택배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30~40%가량 주문 물량이 늘어났다"며 "인력 부담이 크지만 설날 전 배송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업계에서는 27일과 28일 택배물량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말까지 접수가 안 되면 배송이 어려울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쏟아지는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영업소 및 물류센터에 예비 인력과 차량을 배치해 설날 전 배송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한편 세밑 택배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올해 설날 선물로는 생선류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제역 파동에 따라 그동안 설날 선물로 인기를 끌어온 한우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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