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구제역과 AI 확산 방지에 총력 기울여야

경북 성주의 한 농가에서 폐사한 닭이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인근 농장 닭 28만 마리를 살처분할 계획이다. AI는 지난해 12월 초 전북에서 처음 발생했다. 구제역처럼 빠른 속도는 아니었으나 경기도와 전남으로 퍼진 뒤, 어제 성주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미 방역 당국은 AI 위기 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로 높이고, 살아있는 닭과 오리의 유통을 제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아직 위세를 떨치고 있다. 도내 최대 한우 산지인 상주로 확산했고, 전국적으로는 경남의 방어선도 무너졌다. 이런 마당에 AI까지 발생해 국내 축산 기반이 전반적으로 무너지지 않을지 걱정이다. 구제역과 AI 발생은 당장 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구제역으로 국내 사육 두수의 24%가 넘는 돼지 238만 마리가 살처분되면서 돼지고기값이 크게 올랐다. 소고기값은 아직 현상 유지를 하고 있지만 AI가 확산하면 닭과 오리값의 상승도 피할 수 없다.

구제역과 AI 방역은 당국과 축산 농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3천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설날은 구제역과 AI 확산의 분수령이다. 국민 모두가 철저한 개인 위생 관리로 더 이상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 이와 함께 오랜 경기 불황으로 신음하고 있는 지역 민심도 문제다. 이런 점에서 구제역 첫 발생지 오명을 쓴 안동에서 어제 열린 '안동 살리기' 모임은 의미가 있다. 구제역의 악몽을 떨치고 침체한 지역 경제를 살리고 민심을 회복하자는 희망의 움직임이었다.

이번 사태는 축산 농가만의 불행이 아닌 우리 모두 함께 극복해야 할 재난이다. 구제역과 AI가 더 이상 확산하지 않도록 하는 방역 당국과 시도민의 합심 노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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