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북에서 3년 만에 처음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이 설을 앞두고 경북 다른 지역으로의 감염 차단에 총력을 쏟고 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이날 오후 AI 발생 성주 농장의 닭 매몰현장을 취재기자들까지 진입을 허용해 공개한데다, AI 감염 개연성이 높은 경기도 이천의 한 부화장에서 생산한 병아리를 영주를 거쳐 성주로 옮겨온 것으로 알려져 경북지역 AI 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방역 당국이 성주군 용암면 산란계 농장의 닭에 대해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고병원성 AI(H5N1)로 확인됨에 따라 방역당국과 성주군은 24일 AI가 발생한 성주 농장을 비롯한 반경 5㎞ 내에 있는 2곳의 양계장 닭 28만 마리와 계란에 대해 살처분 후 25일 오전까지 매몰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AI 감염 닭 매몰현장에 매몰 인부와 해당 공무원뿐 아니라 언론사 관계자에게까지 모두 현장을 공개, 감염 확산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현장에 도착한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살처분 현장에 이같이 많은 차량이 몰려있고, 방송을 비롯한 취재기자들에게 현장을 공개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현장에서 취재한 언론사 관계자는 최소 일주일 정도 현장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미 현장을 벗어난 기자들은 절대 가금류가 있는 축사 가까이 가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도 박순보 농수산국장은 "언론사들이 앞다퉈 취재를 하면서 열기가 고조돼 현장 출입통제 조치에 어려움이 따랐다'며 "AI가 확산되지 않도록 현장을 출입한 언론인들은 매뉴얼에 따른 행동수칙을 지키는 데 협조해 달라"고 부탁했다.
특히 AI가 발생한 성주 농장에 병아리를 공급한 영주 한 부화장은 이달 10일 경기 이천의 병아리농장에서 1천500마리를 받은 뒤 성주로 공급, 경기도에서 영주와 성주 등지 이송과정에서 AI가 전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AI가 발생한 성주 용암면 덕평리 농장에 병아리 5만 마리를 공급한 영주 부화장 A씨는 "경기 이천에서 병원균에 감염된 병아리가 AI의 원인이라면 병아리가 죽어야 하는데 병아리보다 면역력이 훨씬 강한 성계(알을 낳는 큰닭)가 폐사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당국의 감염경로 추정에 반박했다.
이와 관련 경북도와 성주군은 성주지역에 'AI 현장통제본부'를 설치한 뒤 AI 발생현장 및 지역 내 축산농장주에 대해 이동제한 명령을 내리고, 방역대를 설치하는 등 AI 확산 방지에 총력을 쏟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경기, 충남북, 전남북 등지 36개 농장에서 AI 양성판정이 내려져 해당 가금류에 대한 살처분, 매몰이 이뤄졌다.
성주·정창구기자 jungc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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