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대입 수능 개편안은 올해 새 학기 고1 신입생부터 적용된다. 개편안은 대입에서 수능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고 수험생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어, 수학, 영어에 A·B형 수준별 시험이 도입되고 사회·과학탐구의 선택과목은 최대 2과목으로 줄어든다. 개편안의 세부 내용과 대비 전략을 소개한다.
◆2014학년도 수능, 어떻게 바뀌나
26일 발표된 수능 개편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이 각각 국어, 수학, 영어로 바뀌고 수준별 시험으로 치러진다는 점이다. 현재는 수리 영역만 가형과 나형으로 나뉘어 있고 언어·외국어 영역은 모든 학생이 동일한 문제지로 시험을 치르고 있어 필요 이상으로 어려운 시험을 봐야 하는 부담이 크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국어, 수학, 영어를 모두 A형, B형으로 나눠 학생들이 선택하도록 한 것이 개편안의 핵심. A형은 출제 범위가 좁고 문제도 쉬우며 B형은 현행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다.
메가스터디㈜ 이석록 입시평가연구소장은 "A형이 학교에서 치르는 내신 시험 스타일이라면 B형은 현행 수능 스타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진로나 진학하려는 모집 단위에 따라 국어 A·B 중 하나, 수학 A·B 중 하나, 영어 A·B 중 하나를 각각 선택해 응시하면 된다. 다만 '상대적으로 어려운' B형은 최대 2과목만 선택할 수 있고, 국어 B와 수학 B는 동시에 선택할 수 없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대학이 국·영·수 모두 B형 응시를 요구할 수 있어 오히려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능 문항의 성격도 지금과는 달라지게 된다. 현행 수능에서는 '범교과적' 성격을 강조해 문항을 출제하고 있으나, 학교 수업으로 준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만큼 '교과 중심' 출제로 방향을 전환한다. 또 국어 듣기평가는 모국어 능력을 가늠하는 데 별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듣기평가(5문항)를 폐지하고 모두 지필평가 문항으로 출제한다.
국어와 영어는 전체 문항 수를 현재 50개에서 5~10개 정도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탐구영역은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과목이 일부 재편되고 선택과목 수도 줄어든다. 사회탐구는 과목 수가 11개에서 10개가 되면서 수험생들이 선택하는 최대 응시과목 수도 4개(2011학년도 수능 기준)에서 2개로 줄게 된다. 과학탐구 역시 최대 선택과목 수가 4개에서 2개로 축소된다.
◆국어, 수학, 영어 수준별 조합
수험생들은 진학하고 싶은 모집 단위에 따라 국어 A·B형, 수학 A·B형, 영어 A·B형 중 각 하나를 선택해 응시할 수 있게 된다. 가령 인문·사회계열을 지망하는 학생은 국어 B형, 수학 A형, 영어 A형 또는 B형을, 이공계 지원자는 국어 A형, 수학 B형, 영어 A형 또는 B형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상위권 대학을 지원하는 학생의 국·영·수 선택 조합은 국어 B형·수학 A형·영어 B형(인문·사회계열)이나 국어 A형·수학 B형·영어 B형(이공계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기 때문에 국영수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또 우수 학생을 뽑으려는 상위권 대학은 A형보다는 변별력이 높은 B형 성적에 치중해 합격자를 뽑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 교과부는 "입학사정관제와 동일계 전형 활성화 등을 통해 대학들이 특성화고 졸업자는 될 수 있으면 수능보다 그 외의 전형자료를 활용해 선발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적절한 난이도 조절이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벌써 제기하고 있다. 한 대입 전문가는 "현행 수능도 매년 난이도 조절 문제로 잡음이 끊이질 않았는데 국영수 모두 수준별로 바꾸면 또 다른 차원의 난이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어떤 학습 전략을 세워야 하나
전문가들은 교과서 중심의 학습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A형을 선택하는 학생은 교과서의 쉬운 문제를 틀리지 않도록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고, B형을 준비하는 학생 역시 교과서의 핵심개념 심화학습이 필수과정이 될 걸로 전망했다. 한 학원 관계자는 "2014학년도 수능은 교과과정 중심 출제이기 때문에 교과내용을 학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단원 핵심 개념과 원리, 주요 개념이 적용된 문제풀이가 기본"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어 등 교과서 종류가 많은 과목의 경우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교과서 내용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학시험 준비 요령은 기존의 수능 대비법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영어는 교과 중심 출제가 강화되면 교과서 지문이 늘어나고 암기나 지식 위주의 문항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 입시 전문가는 "탐구영역은 공부해야 할 과목이 줄어드는 만큼 성적이 잘 나오는 과목을 빨리 선택해 고3이 되기 전까지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들은 교육 당국이 수준별 수능과 EBS 교재와의 연계율을 지금처럼 70%로 유지한다고 밝힌 만큼 EBS 교재·강의도 꾸준히 학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고·채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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