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0, 콘택 600, 비타 500, 3의 법칙, 6의 상징성 등'.
숫자 마케팅이 인기다. 효과도 좋다. 요즘은 전자기기도 모든 버전에 숫자가 들어가는 것은 기본이다. 느낌도 좋다. 첨단 디지털 21세기에 걸맞은 제품이라는 이미지도 준다. 그래서 숫자 마케팅은 앞으로도 지속되고 더 정교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면은 이렇다. 숫자는 누구나 어려서부터 접해온 것이라 익숙하다. 제조사나 광고주 입장에서는 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제품의 기능을 짧은 시간에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하면서도 또 부르기 좋은 제품명을 짓는데 숫자보다 더 효과적인 것이 없기 때문. 애경 덴탈크리닉 2080치약, 롯데칠성의 2% 부족할 때, 광동제약의 비타500, 이삿짐 센터 2424 등이 대표적인 숫자 마케팅 성공 사례들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브랜드와 광고 등 각종 마케팅 정보의 홍수 속에서 숫자는 기억하기 쉽고, 차별화된 정보로 인식된다. 그래서 이 숫자 마케팅은 비기능성 제품군보다 휴대전화나 컴퓨터, 자동차 같은 기능성 제품군에서 소비자들에게 더 큰 효과를 내고 있다.
숫자 마케팅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숫자는 3'6'9 게임처럼 3, 6, 9.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옛날부터 '천'지'인', 즉 우주의 섭리를 내포하고 있다고 여겨 숫자 3을 선호했다. 숫자 3은 또 행운과 완벽함, 편안함이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씨름이나 각종 경기에서도 삼세판으로 승부를 결정짓는다. 단판은 왠지 부족하고, 정이 없어 보이기 때문.
미국의 저널리스트 마크 웰튼의 저서 '3의 법칙'은 3의 형식에 맞게 만들어진 전략적 스토리는 더 강한 힘을 발휘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리츠칼튼호텔의 3단계 서비스와 포드 자동차의 3대 경영전략과 같은 전략적 경영 서비스에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사례가 풍부하다. 자일리톨333, 3-A-Day 캠페인, 3월 3일 삼겹살 데이, 맥도날드 3천원 메뉴 등.
6은 상징성 때문에 마케팅에 자주 등장한다. 6은 기독교에서 악마를 상징한다. 특히 악마의 숫자로 대표되는 666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때문에 이벤트 홍보용으로도 잘 활용된다.
21세기 폭스사는 침체된 영화업계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666 데이'를 활용했다. 1976년에 개봉한 공포영화 '오멘'을 리메이크하면서 금요일이었던 개봉일을 화요일(6일)로 앞당기고, 광고카피도 '6+6+6 예언, The Omen을 명심하라'로 선택해 극적인 효과를 높였다.
2000년에 등장한 A6는 캐주얼과 스포츠의 혼합어인 '캐포츠(Caports)'의 선두주자로 출발해, 새로운 트렌드에 맞춘 독특한 스타일을 완성시켜 빠르게 성장가도를 달렸다. 이 A6는 캐주얼 의류시장에서 숫자를 활용한 브랜드 네이밍의 열풍을 주도한 선두주자이기도 하다.
숫자 9는 가격 마케팅에 적격이다. 홈쇼핑이나 대형 할인마트에 가면 대부분 세일 제품은 990원, 9천900원이다. 이 숫자 9가 소비들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임을 인식시키고, 경계심을 풀어 지갑을 여는 데 최고의 숫자란다. 최대한 깎아준다는 의미도 담고 있어, 왠지 싸다는 느낌이 확 온다. 사실 1만원과 9천900원 그리고 1천원과 990원의 차이는 100원과 10원이지만 소비자들은 9로 끝나는 숫자를 놀랄 정도로 선호한다. 9를 활용한 가격 마케팅이 극대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1991년에 설립된 중국 최대의 제약회사 싼지우999는 생명과 신성함을 상징하는 숫자 9를 세 번이나 사용하는데다, 오래 산다는 9의 의미를 더해 건강을 보증하는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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