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기먹는 동장군… 최대 수요전력 또 경신

한 달 새 5차례 신기록

한 달 이상 이어진 한파가 순간 최대 수요 전력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달 10일부터 한 달 남짓 만에 5차례나 최대 수요 전력 기록이 깨진 것. 한국전력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27일 낮 12시쯤 대구경북의 순간 최대 수요 전력은 846만6천㎾를 기록해 이달 14일 깨졌던 사상 최고치(835만6천㎾)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전국적으로도 7천313만7천㎾를 기록하면서 순간 최대 수요 전력을 넘어섰다. 특히 2009년 12월부터 매년 겨울철에 최대 수요 전력 최고치가 깨지고 있어 가마솥 더위로 인한 전기 사용량보다 겨울 동장군의 위력이 전기 사용량 증가에 영향이 더 크다는 해석이다(표1 참조).

한국전력 측은 "겨울철 전력 수요가 여름철보다 많은 현상은 지난해 하반기 경기회복에 따른 산업용 전력의 소비 증가와 상관이 있다"며 "하지만 중요 변수는 날씨였다"고 설명했다. 한파가 숙질 기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난방 부하가 급증했기 때문. 오전 10시~낮 12시, 오후 5~7시 사이 전력 사용이 급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정이 이렇자 한국전력은 겨울철 전기 사용량 급증에 대비해 '동계 수요 조정제도'를 운영하는 등 전력 수요 관리에 전력을 쏟고 있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일반용, 산업용 전력 수요 최고치가 300㎾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약정을 맺어 한국전력이 요청한 날짜, 시간에 전력 사용량을 조정했을 때 지원금을 주는 제도다. 대구경북의 경우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등 171곳이 지원 혜택을 받았다. 한국전력이 지원금으로 지급한 금액만 86억원이다. 특히 이번 겨울은 22일 동안 제도가 시행됐다. 이달에만 18일간(5~27일, 주말 제외) 시행됐다. 지난해 1월 13, 14일 이틀간 시행돼 2억9천900만원의 지원금이 나간 것과 대조된다.

한국전력은 200만㎾의 피크시간대 적정 수요 관리를 통해 8천971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2기를 건설하는 비용과 맞먹는다. 태양열발전소 등 민간 발전사업자가 생산해낸 신재생에너지를 사들이고 있지만 최대 수요 전력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미한 양이다(표2 참조).

한국전력 대구경북본부는 "가정에서도 18~20°C로 겨울철 난방 적정온도를 유지하고, 전기장판 밑에 단열 매트 깔기, 가전제품 미사용 시 플러그 뽑기 등으로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다"며 적극 동참을 당부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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