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불편한 환경은 남성도 불편하다.'
전북 익산시가 여성친화도시 1호로 지정됐다. 이는 일자리와 좋은 교육을 찾아 대도시로 떠나는 젊은층을 잡기 위해 시작됐다. "기업을 유치해도 인구가 늘어나지 않았어요. 거주지 선택은 주로 여성이 결정하는데, 여성들이 수도권에서 익산으로 내려오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여성친화도시를 추진하게 됐습니다."
익산시청 여성친화정책과 김강희 씨는 여성친화도시 추진 배경을 이렇게 밝혔다. 2008년 여성친화도시정책을 시 주요 정책으로 정하고 여성정책 중장기발전계획을 수립했다. 그 결과 2009년 3월, 여성친화도시 1호로 지정받았다. 김 씨는 "여성친화도시는 여성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도시 환경 전반에 걸친 시민 모두에게 행복한 도시를 지향하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익산시는 '여성친화 감성도시' 조성을 비전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성별분리통계, 성별영향평가 등을 포함한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기본 조례'를 제정했다. 또 여성친화도시 전담 부서인 여성친화정책과를 신설했고 실행계획 사업 검토 보고회, 분기별 추진상황보고회 등을 통해 행정 전반에서 여성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오해에 시달려야 했다. '여성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냐' '보여주기식 행정 아니냐'는 의식이 팽배했다. 그래서 익산시는 여성친화도시 서포터스를 구성했다. 2009년 10월 1천89명의 서포터스가 구성됐고, 여기에는 성평등에 관심 있는 남성 70여 명도 포함됐다.
공무원과 서포터스들은 '다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라는 프로그램으로 함께 구석구석을 다녔다. '유모차 끌고 공원 한바퀴 돌기'를 통해 공원 경계석 모서리가 뾰족해 유모차 바퀴가 걸리는 것을 체험하고 경계석을 둥글게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경험 없이는 느끼기 힘든 부분이었다.
익산시는 '여성 우선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일반 주차장보다 폭이 0.2m 넓다. 처음에는 남성들과 시의회의 반대에 부딪혔다. 그래서 서포터스들은 직접 '아이와 함께하는 일반 주차장과 여성우선주차장 비교 체험'을 해봤다. 아이를 안고 장바구니를 들고 다녀야 하는 여성 운전자들에게 넉넉한 주차공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여성 우선 주차장이 설치될 수 있었다.
최세정기자
댓글 많은 뉴스
"탄핵 반대, 대통령을 지키자"…거리 정치 나선 2030세대 눈길
민주, '尹 40%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에 "고발 추진"
젊은 보수들, 왜 광장으로 나섰나…전문가 분석은?
윤 대통령 지지율 40%에 "자유민주주의자의 염원" JK 김동욱 발언
尹 탄핵 집회 참석한 이원종 "그만 내려와라, 징그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