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월경은 귀찮은 월례 행사이지만 가임기 여성의 경우 임신이 아닌데도 월경이 없다면 걱정거리가 된다. 원래 월경을 하던 여성이 6개월 이상 월경이 없는 경우를 '속발성 무월경'이라고 한다. 또 아이가 초경이 있어야 할 나이인데도 많이 늦어진다면 부모로서 걱정스럽다. 이런 경우를 '원발성 무월경'이라고 한다. 속발성 무월경과는 원인도 다르고 진단 방법도 다르다.
◆가임기 여성-속발성 무월경
가임기 여성이 평소에 있던 월경이 없는 것은 임신이 아니라면 대부분 배란이 없어서 생기는 경우다. 배란 효과를 주는 여성 호르몬 주사를 맞거나 약물을 복용하면 수일 이내에 월경이 나온다. 배란이 없는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갑상선 기능 저하증, 유즙 분비호르몬 과다, 난소 기능 부전과 같은 원인이 아닌지 혈액 검사가 필요하다. 이런 원인들이 아니라면 검사로는 밝혀지지 않는 몇 가지 가능성이 남는다. 우선 과도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가장 흔하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지나치면 뇌의 시상하부와 뇌하수체에서 난소 기능을 조절하는 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나오지 않는다. 학생들의 입시 스트레스, 직장 여성의 경우 사회 생활 스트레스, 주부들에게는 집안에 큰 걱정 거리가 있을 때에 흔히 보게 된다.
체중의 급격한 변화도 원인이 된다. 젊은 여성의 경우 과도한 다이어트나 힘든 운동으로 생길 수 있다. 너무 살이 쪄도 배란이 잘 되지 않고, 너무 빠져도 배란이 되지 않는다. 약물도 배란과 연관이 있다. 흔히 문제를 일으키는 약제들은 위장약, 신경 안정제, 항암제 등이다. 한약도 우리나라에선 중요한 원인이 된다. 우선 약제를 끊고 2, 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초경을 시작한 지 2년 이내라면 아직 뇌의 성숙이 완전하지 않아서 흔히 월경불순이나 무월경이 있을 수 있다. 우선 첫 2년은 기다려 보면 된다. 그러나 초경이 남들보다 많이 늦게 시작한 경우는 20대가 돼도 계속 월경이 정상적이지 못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다른 이상이 없다면, 20대 후반에서 30대에 접어들면 정상적인 월경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임신도 아니고, 여성 호르몬을 주사한 이후에도 월경이 없다면, 우선 피임약을 3주간 복용하고 월경이 나오는지 봐야 한다. 그래도 월경이 없다면 자궁 이상을 생각할 수 있다. 자궁내막이 유착돼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초경이 늦는 경우-원발성 무월경
2차 성징(유방의 발육과 액모 및 치모의 발달)이 없다면 만 13세까지는 초경이 있어야 하고, 만약 유방 발육이 있다면 만 15세까지 기다려 볼 수 있다. 만약 이 시기까지 초경이 없다면 빨리 전문가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사춘기 발달과정에 정확한 진단이 돼야만 성장과 성 발달을 정상적으로 도와준다. 원인에 따라서 임신은 불가능해도 정상적인 외형의 여성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치료받을 수 있다. 초경이 늦어지는 것을 제때에 발견하지 못하고, 이미 성장이 끝나버린 10대 후반 20대가 되어서야 병원에 오는 경우, 치료를 하더라도 유방을 정상적으로 발육시킬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생기게 된다.
이런 원발성 무월경은 매우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고, 전문가가 아니면 정확한 진단이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다. 먼저 처녀막이 막혀 있는 경우(무공 처녀막), 질에 칸막이가 있어서 월경이 밖으로 배출될 수 없는 경우(횡질중격), 자궁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한 경우 등 여성 생식기의 발생과정의 오류로 인한 원인들이 있다.
이런 원인들은 난소가 정상적으로 기능을 하기 때문에 유방 발육 등의 2차 성징은 정상이지만 초경이 있을 무렵 월경이 배출되지 못하고 복강 내로 넘쳐서 복통을 일으키게 된다. 매달 일정한 시기에 며칠 동안 복통이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초경은 나타나지 않는다면 빨리 진찰을 받고 필요한 수술을 받아야 한다. 방치하면 자궁내막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 밖에 염색체 이상 등으로 난소가 정상적으로 발생하지 못한 경우, 남성 호르몬 수용체 이상으로 실제로 염색체는 남자인데, 외음부와 유방은 정상적인 여성과 동일한 경우도 있다. 또 성호르몬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의 결핍이나, 수용체의 이상, 뇌종양, 선천적인 시상하부 이상으로 성선 자극 호르몬이 나오지 않는 경우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대구가톨릭대병원 산부인과 최윤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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