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종균의 운동은 藥이다] 우선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라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주 3회는 꼭 운동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스포츠센터 회원에 가입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며칠 지나지 않아 운동을 그만둔다. 바쁜 직장인들이 운동을 위해 따로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생활해야 하는 직장인이라면 별도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운동 계획을 잡는 것보다 의자에서 자주 일어나 잠깐이라도 걷고 움직이겠다는 소박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루 30분에서 1시간 운동하는 것보다 하루 일과 중에 많이 움직이는 것이 훨씬 더 건강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 암예방연구센터 제네비브 힐리 박사 연구팀은 장시간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이 자주 의자에서 일어나 잠깐이라도 움직이는 사람에 비해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훨씬 높다고 '유럽 심장학회지' 온라인 판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3년에서 2006년 사이 미국 건강과 영양검사 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4천800여 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대상자들은 하루 21시간 이상 장시간 앉아서 생활하는 집단에서부터 하루 2시간 이하만 앉아서 생활하는 집단까지 다양했다. 활동적이지 않은 집단은 1주일간 의자에서 일어나 움직이는 횟수가 100회였던 반면, 활발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은 의자에서 일어나 휴식을 취하는 횟수가 무려 1천300회에 달했다.

연구진은 장시간 휴식 없이 오래 앉아 있을수록 허리둘레도 더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장시간 앉아서 생활하더라도 자주 일어나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허리둘레의 크기가 1.6인치나 줄었다. 인슐린 저항의 지표로 종종 당뇨의 전구체로 일컬어지는 혈중지방도 앉아서 움직이지 않을수록 유의미하게 높았다. 그리고 자주 일어나 움직이는 사람들에게서 체내염증 지표인 C반응성 단백수치도 낮았다.

이번 연구결과는 하루 종일 앉아서 생활해야만 하는 사람이라도 자주 의자에서 일어나 잠시나마 움직이는 것이 건강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전하고 있다. 즉 '활동적인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화를 받거나 회의를 할 때 서서 하고, 이메일이나 전자쪽지를 사용하는 대신 동료에게 걸어가서 말을 하거나, 점심 식사를 마치고 사무실에 돌아올 때는 엘리베이터 사용을 금지하는 등 '활동적 휴식'을 취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시간을 따로 내서 운동하는 것보다 일상생활을 하는 가운데 많이 움직여 하루 총 신체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건강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 돈과 시간이 들고 실천하기도 어려운 운동계획을 별도로 세우는 것보다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활동적 휴식'의 습관화를 올해 건강 목표로 설정하면 어떨까.

운동사'medap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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