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무상복지의 재원 조달 방안으로 재정 확대 대신 대형 국책사업의 예산 삭감 등의 방안을 들고 나오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무상복지 사업은 보육, 일자리, 주거 복지 등 3가지로 추진할 것이고 이 안에는 사회정의와 사회투자가 함께 가고 사회투자는 교육과 노동, 복지가 함께 가는 삼각 편대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가 이날 공개한 '보편적 복지'에 따르면 무상급식·의료·보육과 대학등록금 반 값을 뜻하는 '3+1' 정책 재원조달 방안에 국채 발행과 세목 신설, 세율 인상 등과 같은 증세의 필요성은 배제됐다. 그 대신에 ▷'부자감세' 철회와 ▷4대강 사업 등 대형국책 사업 예산 절감 ▷건강보험료 부과기반 개선 ▷국세수입에 대한 비과세 감면비율 축소 등으로 재원 조달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재정·복지·조세 개혁을 통해 연간 20조원의 예산이 생기고 이를 무상복지에 투입하면 된다는 계산이다.
이 같은 방안을 내놓은데는 무상복지 공약이 선거에 이용하려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난을 차단함과 동시에 비현실적 대안이라는 당내 중도·보수파의 우려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손 대표로서는 증세를 반대하고 있는 정세균 최고위원과 '반 증세 연대'가 성사되는 등 정치적 이득도 함께 취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세목 신설을 반대해 온 정 최고위원과 손 대표가 증세에 반대함에 따라 부유세 도입 등을 주장해 온 정동영 최고위원과 전선을 유지하게 된 셈이다.
하지만 증세 없는 복지 정책은 적지 않은 반발도 불러오고 있다. 당장 당 내에선 정동영 최고위원이 '반 증세'정책에 대해 "복지 정책을 원상회복 하는 것으로 공허한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손 대표를 향해 '엘리트'의 한계라는 지적도 했다. 그러면서 부유세 증세 등 증세 결정을 위한 전당원 투표를 주장하고 나섰다.
대형 국책 사업의 예산 삭감 등을 내걸고 있는데 대해서는 여권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이번에 또 새로 작명한 창조형 복지국가라는 말은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복지국가라고 들릴 뿐"이라며 비현실성을 꼬집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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