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방송사들은 특집 프로그램으로 다큐멘터리와 예능에 힘을 실었다. 그래서인지 방송사마다 영화 방영 편수가 확 줄었다. 특히 외화는 사라지고 한국영화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영화 마니아들이 슬퍼할 필요는 없다. 그래도 '해운대' '전우치' '하모니' '의형제' 등 최근 1, 2년 사이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한국 영화들을 대부분 감상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하모니(KBS2 TV 3일 오후 9시 10분/주연 김윤진'나문희)
임신한 채 남편을 살해하고 10년형을 선고받은 정혜(김윤진 분)는 교도소에서 아들을 낳아 기르고 있다. 하지만 법에 따라 18개월이 되면 민우를 입양을 보내야 한다. 어느 날 교도소를 방문한 합창단의 공연을 감명 깊게 본 정혜는 교도소장에게 합창단 결성을 제안한다. 합창단을 훌륭히 성공시키면 민우와 함께 단 하루 만이라도 바깥 세상으로 특박을 보내달라고 부탁한다. 교도소에서는 합창단을 꾸리기 위한 오디션이 열리고, 타고난 음치 정혜를 비롯해 전직 프로레슬러 연실(박준면 분), 밤무대 가수 지화자(정수영 분), 바람난 후배와 남편을 차로 받아버리고 사형수가 된 전직 음대 교수 문옥(나문희 분) 등이 팀을 결성한다. 후에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의붓아버지를 죽인 죄로 세상과 벽을 쌓고 살던 성악 전공생 유미(강예원 분)가 가세하면서 합창단은 제대로 된 화음을 갖추기 시작한다. 합창단을 성공으로 이끈 정혜는 아들 민우와 특박을 허락받지만 그 기쁨도 잠시, 결국 민우를 입양 보내며 안타까운 이별을 하게 된다.
어느덧 실력을 쌓은 합창단을 위해 교도소장은 전국합창대회에 가족들을 초청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추진하고, 합창단원들은 꿈에 부푼다. 하지만 대회 당일, 범죄자라는 낙인으로 억울한 사건에 휘말리고 만다. 이 영화는 눈물과 감동, 웃음의 코드가 적절히 버무려져 대중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마더(TBC 3일 오후 11시 15분/주연 김혜자'원빈)
봉준호 감독 김혜자 원빈 주연의 '마더'는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며 큰 인기몰이에 성공했던 작품이다. 읍내 약재상에서 일하며 아들과 단둘이 사는 엄마(김혜자 분). 그녀에게 아들 도준(원빈 분)은 세상 전부나 마찬가지다. 스물여덟의 나이답지 않게 제 앞가림을 못하는 어수룩한 그는 자잘한 사고를 치고 다니며 엄마의 애간장을 태운다. 어느 날, 한 소녀가 살해당하고 도준이 그 범인으로 몰린다.
엄마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지만 경찰은 서둘러 사건을 종결짓고, 무능한 변호사는 돈만 밝힌다. 결국 아들을 구하기 위해 엄마가 직접 범인을 찾아 나선다. 도준의 혐의가 굳어져 갈수록 엄마 또한 절박해져만 가고, 중견배우 김혜자의 탄탄한 연기력이 빛을 발한다. 파격적인 결말 또한 눈길을 끈다.
◆전우치(TBC 4일 오후 9시 45분/주연 강동원'임수정)
500년 전, 전설의 피리 '만파식적'이 요괴 손에 넘어가 세상이 시끄러워지자 신선들은 당대 최고의 도인 천관대사(백윤식 분)와 화담(김윤석 분)에게 도움을 요청해 요괴를 봉인하고 만파식적을 둘로 나눠 두 사람에게 각각 맡긴다. 한편 천관대사의 망나니 제자 전우치(강동원 분)가 둔갑술로 임금을 속여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자, 신선들은 화담과 함께 천관대사를 찾아간다. 그러나 이미 천관대사는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고 피리 반쪽이 사라진 후였다. 범인으로 몰린 전우치는 신선들에 의해 자신의 개 초랭이(유해진 분)와 함께 그림족자에 봉인된다.
2009년 서울. 과거 봉인된 요괴들이 하나 둘 다시 나타나 세상을 어지럽힌다. 이제는 신부, 중, 점쟁이로 제각각 은둔생활을 즐기던 신선들은 다시 모여 화담을 찾지만, 500년 전 수행을 이유로 잠적한 그는 생사조차 알 수 없다. 고심 끝에 신선들은 박물관 전시품이 된 그림족자를 찾아 전우치와 초랭이를 불러낸다. 요괴들을 잡아 오면 봉인에서 완전히 풀어주겠다는 제안에 전우치는 요괴 사냥에 나선다. 그러나 전우치는 요괴사냥은 뒷전인 채 달라진 세상구경에 바쁘고, 과거 첫눈에 반한 여인과 똑같은 얼굴을 한 서인경(임수정 분)을 만나 사랑 놀음까지 시작한다. 전우치 때문에 골치를 앓는 신선들 앞에 때마침 화담이 나타나지만, 화담은 만파식적의 행방을 두고 전우치와 대적한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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