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가 인상·물가 악영향' 이집트 사태에 경제 발목 잡히나

투자 적어 금융시장엔 불똥 안튈 듯

이집트 사태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우리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집트 사태가 장기화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면 '물가 3% 방어, 성장 5% 달성'이라는 정부의 목표에도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한국과 이집트 간 교역 규모는 지난해 28억5천800만달러(수출 19억9천500만달러, 수입 8억6천300만달러)로 올해 교역 목표액 1조달러의 0.28% 수준으로 미미하다는 점이 우려를 불식시키는 부분이다. 문제는 유가. 이집트가 아프리카 진출의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에서는 교역을 넘어선 파급력이 있다는 지적이다. 사실상 이집트 사태는 유가 급등으로 직결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집트 수에즈 운하가 유조선들의 주요 수송로이고, 중동과 인접해 있다는 지정학적 평가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집트가 대규모 원전, 플랜트 사업을 잇따라 발주하면서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을 받아온 만큼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것.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국제유가가 10% 오를 경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 포인트 하락하고 물가는 0.68% 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유가가 10달러 오를 경우 원유 수입 비용이 연간 81억달러 증가해 무역수지 악화도 예상된다.

나름 안심할 수 있는 부분은 금융투자협회가 밝힌 우리 투자자산의 규모다. 지난달 27일 기준 이집트 등 아프리카 지역에 투자한 우리 투자자산의 규모는 약 2천949억원으로 전체 해외투자펀드(약 41조2천731억원) 중 0.7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집트, 튀니지 등에 투자하는 펀드 대부분이 10억원 미만의 분산 운용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집트 주식을 편입 중인 펀드들의 투자 금액은 많지 않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이집트 주식 편입 비중이 5% 이상인 상품은 6개. 이들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1.66%로 전체 해외주식형펀드 1개월 평균 수익률 0.06%와 프론티어마켓주식펀드 1개월 평균 수익률 0.55%를 밑돌고 있다.

그러나 이 중 비중이 가장 높은 펀드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당신을 위한 아라비안 1[주식](A)'이다. 이 펀드의 이집트 주식 비중은 27.69%지만 이 펀드의 순자산은 5억원에 불과해 실제 투자 금액은 1억3천800만원 정도에 그친다. 걱정할 만큼의 규모는 아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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