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치 트위터] 지저귐의 혁명

이 칼럼명이 정치 트위터다. 여러분, 트위터(twitter)의 뜻을 아시는가. 지저귄다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지저귐의 반향이 예사롭지 않다. 튀니지를 시발로 북아프리카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쟈스민 혁명의 동력이 바로 트위터이다. 트위터는 140 글자의 단문 메시지 서비스로 가입자들을 조밀하게 연결하고 개방적으로 소통케 하는 광장이다. 오늘날의 인터넷은 이렇듯 개방, 공유, 참여를 구현하는 소셜 미디어(social media)의 시대에 접어들어 있다. 소셜 미디어는 정치과정에서도 그 효과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가령 지난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530만 명 이상의 풀뿌리 지지자들을 규합하고 사상 최다액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지난 지방선거에서 트위터를 이용한 투표 독려 캠페인이 젊은층 유권자들의 선거 참여를 크게 신장시켰다. 이제 트위터는 선거 동원을 넘어 권위주의 체제에 도전하는 민주화 엔진으로 그 역할을 증강하고 있다.

튀니지 쟈스민 혁명의 경과는 이렇다. 1월 4일 청과물 노점상 모하메드 부아지지가 경찰의 강압적인 단속에 항의하여 분신하였다. 이를 기화로 강권 통치와 고실업률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시위 참가 사망자 수는 60여 명에 이르렀다. 언론이 통제되자 이러한 경과는 인터넷, 특히 트위터를 위시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튀니지 전역으로 그리고 전 세계로 전파되었다. 시위대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저항 전략을 구사하였다. 국제사회와 세계의 네티즌들도 튀니지 시민저항을 지지하며 벤 알리 정부를 압박했다. 그리고 1월 15일 벤 알리 대통령은 하야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했다. 튀니지의 24년 독재는 이렇게 소셜 미디어 파워에 순식간에 무너졌다.

이어 쟈스민 혁명은 요르단, 예맨, 이집트 등지로 거침없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무바라크 30년 독재의 이집트는 중대한 분수령을 맞고 있다. 튀니지의 교훈 때문에 이집트 정부는 트위터를 비롯한 페이스북과 구글 등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를 차단했다. 그리고 1월 28일에는 나라 전체의 인터넷망과 휴대전화를 완전히 차단하는 초유의 행각을 벌였다. 이렇듯 소통의 힘은 독재자들에게 총칼보다 더 무서운 법이다. 그렇다고 산업과 경제의 위축 때문에 한량없이 인터넷을 차단할 수도 없으니 이제 독재자의 딜레마가 시작될 듯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치집단에 가장 중요한 지지 자원은 민심이다. 오늘날에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가 교류되고 민심의 파도가 출렁이고 있다. 그리고 작은 지저귐들이 세상을 바꾸고 있음을 똑똑히 목도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 정치인들은 민심에 얼마나 귀 기울이고 있는지 자못 궁금하다.

장우영(대구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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