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총선 출마예상자 벌써부터 책임당원 확보 '경쟁'

'책임 당원을 확보하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출마 예상자들의 물밑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할 출마예상자들을 중심으로 '책임당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한나라당 정치개혁특위가 기존의 '위에서 공천자를 정해서 내리는' 상의하달식의 공천심사위원회 방식 대신 지역 여론을 충실히 반영한다는 취지에 따라 국민참여 경선을 도입하려는 추세가 강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쪽은 현역 국회의원들이다. 기득권을 활용, 만일의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차원에서다. 이들은 설 연휴 이전부터 조직을 재정비하며 책임당원 배가운동을 시작했다. 총선까지 1년 3개월 이상 남았지만 책임당원 중심의 조직을 만들어야 공천 경쟁은 물론 지역 여론 조성, 세몰이 등 다양한 정치 행사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또 도전자들의 거센 공세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차원이다. 책임당원 5천 명 만들기에 들어간 곳도 있다.

왜 책임당원에 주목하는가? 책임당원은 경선이 치러질 경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비록 안(案)이지만 한나라당은 경선이 실시될 경우 대의원 구성 비율을 책임당원 20%, 일반당원 30%, 비당원 50% 비율로 하는데다 탈락한 책임당원은 일반당원에 다시 포함돼 대의원으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경선 과정에서 막강한 역향력을 행사한다. 책임당원 모집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이런 현상에는 현역 국회의원에 도전하려는 출마예상자들도 가세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출마예상자는 "책임당원이 되려면 당비를 6개월 이상 납부해야 한다. 따라서 후반기에 경선이 치러진다면 이를 대비해 최소한 3월내로 당원확보를 완료해야 한다"며 "지인들을 총 동원해 입당원서를 받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책임당원의 비율이 낮아 고민이었던 한나라당 대구경북 시도당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대구시당 관계자는 "시당에 들어오는 입당원서가 최근 부쩍 늘고 있다"고 반기고 있다.

반면, 조기 과열 경쟁에 따른 부작용과 잡음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당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당비 대납이나 브로커형의 불법 당원 모집이 성행할 수 있는 등 부작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경북도당 조영삼 사무처장은 "당원이 늘어날 경우 당세가 커지고 당 운영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면서도 "불법 당원 모집을 방지하기 위해 입당과정에서부터 꼼꼼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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