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가축 살처분·매몰이 허술하게 이뤄지면서 수질오염과 2차 병원성 세균 감염 등 '환경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3월 언 땅이 녹으면서 침출수와 가스 배출에 따른 병원성 균을 매개로 한 2차 감염이 불가피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환경전문가들에 따르면 구제역 가축 매몰지의 붕괴 위험과 함께 침출수와 가스 배출에 따른 병원성 균 감염이 크게 우려된다는 것. 일부 지역에서는 가축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다량 흘러나와 저장탱크를 별도로 설치, 매몰 가축을 옮기는 등 환경오염 등을 고려하지 않은 가축 매몰방식을 급작스레 바꾸면서 허둥대고 있다.
이에 따라 지자체마다 추진해오고 있는 대형·위험지역 매몰지에 대한 항구적 시설 사업도 단순한 침출수 차단과 붕괴 방지 토목공사를 뛰어넘어 폐사 가축의 빠른 분해로 생기는 공극(空隙) 현상에 따른 지반 침하와 '슬라이딩'(지반 전체가 쓸려 내려가는 현상)을 없애는 장기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안동대 환경위해성연구실 김영훈 환경공학과 교수는 "지금은 땅이 얼어붙은 상태지만 3월이면 땅이 녹고 온도가 올라가면서 폐사 가축들이 빠르게 분해될 것"이라며 "폐사체의 80%가 수분으로 형성돼 있어 분해되면서 생기는 액체성 유기물질과 가스 배출에 따른 2차 병원성 세균 오염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단백질로 형성된 폐사 가축에서 발생하는 침출수에 의한 지하수 오염보다 병원균에 의한 감염이 더 심각한 것"이라며 "토양 성분과 지하수 흐름, 매몰 가축의 세균 감염여부 등에 대한 정확한 파악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과학기술대 배재근 환경공학과 교수도 최근 한 언론의 인터뷰에서 "현재는 지하수 오염 쪽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굉장히 광범위하게 오염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며 "현재 설치된 차수막이 토압에 의해서도 유실될 수 있는 간이처리방식인 만큼 대부분 매립시설에서 침출수 발생이 예견된다. 특히 침출수와 가스 발생으로 인한 2차 감염의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침출수와 배출가스에 의한 2차 오염과 함께 대부분 산비탈에 조성된 매몰지에 대해 지자체들이 벌이고 있는 옹벽설치 등 항구대책도 장기적 방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동대 환경연구소장인 백승철 토목공학과 교수는 "폐사 가축들이 대량으로 묻힌 매몰지의 경우 해빙기와 우수기 비탈 사면의 붕괴는 불 보듯 뻔하다"며 "지금 지자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붕괴방지용 옹벽설치, 배수로 설치 등 보다 항구적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온도가 올라가면서 폐사체들의 분해가 가속화되면서 매몰지 내 공극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로 인한 지반침하와 슬라이딩 현상은 옹벽 설치 등 단기적 처방으로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유지관리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 기원 건설과장은 "매몰지 2차 오염원 차단을 위해 지하수 흐름을 막아버리는 그라우팅 공법의 차수벽 설치와 옹벽 설치, 배수로 정비 등 3월부터 37개 지구에 대한 항구복구 사업을 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동·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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