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좋아하는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등산로 정비에 나섰습니다."
윤병길(53) 경주시의회 의원은 주민들에게 '소금강산 지킴이'로 통한다. 윤 의원은 의회가 열리지 않는 날이면 어김없이 지역구인 용강동 소금강산 등산로 정비에 나선다.
비가 많은 여름철에는 등산로에 물고랑을 만들고 잡초를 제거하는 등 수해방지에 나서며 눈이 오는 겨울철에는 등산로에 쌓인 눈을 치워 빙판길을 제거한다. 등산로 곳곳에 버려진 각종 쓰레기를 치우는 것은 수년 전부터 몸에 뱄다.
윤 의원이 소금강산에서 삽과 괭이, 망치를 들고 땀흘리는 모습은 이 지역 주민들에게는 익숙한 풍경이 된 지 오래다.
이로 인해 소금강산 등산로 3㎞는 그야말로 티끌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이런 그가 요즘은 소금강산 등산로의 나무계단을 만드는 작업에 골몰하고 있다.
소금강산 등산로 가운데 4, 5곳의 경사가 너무 가팔라 낙상·골절사고가 이어지자 이 곳에 자연친화적인 나무계단을 만들기로 작정한 것.
이 구간 일부가 국립공원 지역이지만 경주 남산과 토함산처럼 이름난 국립공원 지역이 아니어서 국비 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윤 의원은 벌써 석 달째 나무계단을 만들고 있다. 그새 솜씨도 많이 늘었다. 넘어진 나무와 죽은 나무를 재료로 톱과 망치로 다듬은 뒤 양쪽에 나무를 세우고 가로로 길게 덧대는 자연친화적인 방식으로 꾸미고 있다.
"이걸 노동이라고 생각하면 힘이 듭니다. 주민들을 위해서 일을 하다보면 신바람도 나고 운동효과도 얻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지요."
윤 의원의 땀방울 때문인지 소금강산을 찾는 등산객은 갈수록 늘고 있다. 윤 의원은 초선이다. 그러나 지난해 그가 펼친 의정활동은 초선을 초월했다. 특히 황성동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갓디마을 공동묘지 이전문제와 경주노인간호센터에 대한 민간위탁 방안 등은 지난해 시정질의 가운데 수작으로 통한다. 이 지역 주민들은 초선의원인 그가 인기를 한몸에 독차지하고 있는 이유로 '한결같이 우직한 모습'을 들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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