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니하오 통신] (14)공자학원(孔子學院)

최근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 후진타오 주석의 정상회담이 있었다. 이 두 정상의 만남에서 세계가 확인한 것은 중국의 위상이었다. 2010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40조위안(6천800조원)으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섰으며, 2022년이면 미국을 앞질러 세계 1위로 등극할 것이라고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전망했다.

중국은 이런 경제력을 바탕으로 '공자학원'(孔子學院)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전 세계에 중국의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공자학원은 중국 교육부가 세계 각 나라에 있는 대학들과 교류를 통해 중국의 문화나 언어를 전파하는 기관이다. 운영비는 중국 정부가 매년 20~30% 정도 지원한다.

이 공자학원이 미국 전역으로 전파되고 있다. 공자학원은 2004년 미국 메릴랜드대학에 처음 설립됐다. 현재 미국의 44개 주에 71개의 공자학원이 있으며 215개의 공자교실이 개설돼 있다. 2010년 미국 오리건주에서는 최초로 입법을 통해 중학교에 중국어 과정을 개설했다.

2006년에 설립된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공자학원에는 중국 문화를 이해하려는 열기로 후끈하다. 시카고 공립학교 중 43개교에서 1만2천여 명의 학생이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시카고 공자학원 우원후이(吳文輝) 강사는 "미국 학생들로부터 받는 질문 중 가장 많은 것이 언제 중국에 가 볼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중국을 다녀온 미국 학생들은 "중국 문화가 재미있다" "자동차'지하철 등 중국의 급속한 현대화에 놀랐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물론 공자학원에서 중국어를 배우는 대다수의 학생들은 중국에 다녀온 적이 없기 때문에 중국어 학습을 통해 언어뿐 아니라 중국 문화를 배우려는 열기로 가득하다.

시카고 공자학원 양징위에(楊靜悅) 원장은 "이곳에서 공부하는 미국 학생들은 인터넷을 통해 중국 뉴스, 노래 등을 중국인보다 더 많이 알고 있어 뜨거운 중국알기 열풍에 놀랐다"고 말했다. 특히 이곳 공자학원에서 배우는 미국 학생들은 야오밍(姚明'미 NBA 농구선수), 레이펑(雷鋒'중국인민해방군 영웅 병사) 등 중국 젊은이들의 우상에 대한 관심도 대단하다.

또한 중국 음식을 만들어 보며 중국 문화를 이해하려는 소그룹도 생겨나고 있다. 중국의 볶음밥에 멕시코 전통 음식을 접목시킨 퓨전요리를 만들기도 하며 틈틈이 중국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이곳에서 만난 한 미국 학생은 중국 친구와의 채팅을 통해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할 수준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전역에는 4천 개의 중학교에 중국어 과정이 개설돼 있으며 학생 수는 이미 16만 명을 넘어섰다. 6년 전에 비하면 8배나 증가한 수치다. 각 대학에 개설된 중국어 과정은 갈수록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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