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우(42) 국토해양부 항공산업과장은 원래 해양수산부에서 항만 분야 전문가로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그러다가 해양부가 국토부와 통합되면서 항공산업과로 자리를 옮겼다. 국토부 내에서 바다와 하늘을 모두 섭렵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인물로 꼽히고 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바다와 하늘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고 했다. 내륙 도시인 대구에서만 생활했던 터라 하늘과 바다는 도전해보고 싶은 욕망의 대상이었다. 특히 그는 콩팥이 제 기능을 못해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신증후군'이란 희귀병 때문에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할 정도로 병상에만 누워있었기에 드넓은 두 곳은 희망과도 같은 존재였다.
전 과장은 행정고시(38회)에 합격하자 해양수산부를 지원했다. 적성에 맞는 일이기도 했지만 맡은 업무마다 성과를 냈고, 승진도 빨랐다. 지방수산청에서 시작한 그는 이후 해양정책국, 기획관리실, 해운물류국 등 해양부 내 핵심 부서를 돌았다. 2001년 영국 카디프대학원에서 해양정책 석사학위를 받은 데 이어 2007년에는 주미대사관에 파견돼 근무하는 등 해외근무경력도 착실하게 쌓았다.
미국에 머물던 그는 2010년 8월 항공산업과장에 임명됐다는 인사명령을 받았다. 항공분야에서는 아는 사람도 없고 생소한 업무였지만 그는 쾌재를 불렀다. 바다에 이어 그토록 원하던 하늘에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왔기 때문이다. "10여 년간 해운항만 쪽에서만 일했기 때문에 항공 분야는 문외한입니다. 하지만 교통 분야라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는 만큼 잘 적응할 자신이 있습니다. 새로운 도전이지만 기쁜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공무원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항만노조 개혁이다. 참여정부 시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장 관심을 기울여 추진한 것이 노조 개혁이고, 그 가운데 항만 노조 상용화(常傭化)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일용직 노동자들로 구성된 항만 노조원들을 기업 노조로 변화시키는 일은 보통 어려운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노조원 모두가 형이고 동생이려니 생각하고 내일 같이 뛰었더니 의외로 잘 풀렸습니다. 선진노조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부두노조 문제에 총력을 쏟았던 영국 대처 전 총리의 전례도 있듯 우리나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였는데 그 문제 해결의 한쪽에 제가 있었다는 점에 보람을 느낍니다."
전 과장은 대구에서 태어나 영선초교, 경복중, 경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경원고를 입학했으나 병으로 졸업을 못해 검정고시로 고교과정을 이수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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