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양육비 선급제도 도입해야

여성가족부가 최근 자녀 양육비 이행 소송 법률 지원 서비스 이용자 489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35%가 전 배우자로부터 자녀 양육비를 지급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의도적으로 양육비를 주지 않았거나 전 배우자가 연락을 끊은 경우가 66.3%에 달해 양육비를 지급받지 못한 10명 중 7명이 고의적 의도에 의해 양육비를 받지 못했다.

양육비를 받았다고 답한 경우에도 점차 부정기적으로 지급되거나 못 받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또 법원 결정 양육비가 매달 실제 지출하는 자녀 1인당 양육비 평균 51만 6천 원에 비해 10만~20만 원 이상 적은 경우가 많아 편차가 컸다. 이에 대해 여성가족부는 고의적으로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을 경우 국가가 대신 지급하고 전 배우자로부터 구상권을 행사하는 양육비 선급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양육비 산정 가이드라인도 만들기로 했다.

양육비 선급제도는 독일, 미국, 프랑스 등에서 이미 실시 중이다. 양육권자와 미성년 자녀에 대해 전 배우자의 양육비 지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가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이 제도에 대한 논의가 진작부터 있어왔고 국회에서 발의된 적도 있었다. 여성가족부는 이번 실태 조사를 계기로 양육비 선급제도 도입을 늦추지 말기를 바란다.

이와는 별도로 전 배우자의 양육비 미지급에 대한 강제 조처는 이미 실시되고 있다. 2009년 개정된 가사소송법은 양육비 지급을 이행하지 않을 시 직접 지급 명령 등 법원이 강제 집행에 나설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이 제도를 이용하는 경우는 7.1%에 불과, 한계를 드러냈다. 미국에서는 양육비 미지급을 자녀의 권리를 해치는 범죄로 규정, 형사적 처벌도 하고 있는데 역시 도입을 검토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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