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대강 속도전 신공항은 지연전?…조속한 입지 선정을"

"3월 입지선정 안되면 여당 기반 무너질 것"…참석 기관장들 비장한

'밀양 신공항 및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를 위한 특별간담회'가 10일 오후 대구인터불고호텔에서 매일신문사 주최로 열려 대구경북지역발전협의회 소속 기관단체장과 지역 국회의원, 대학 총장, 언론사 대표 등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사진은 지역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관용 경북지사.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10일 열린 밀양신공항 유치를 위한 대구경북 기관장들의 긴급회동은 시작부터 밀양신공항의 당위성과 참석자들의 유치 의지로 후끈 달아올랐다. 더구나 최근 정부와 청와대 일각 그리고 일부 중앙 언론들이 신공항 무용론을 본격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 비장함마저 감돌았다.

이날 모임은 유승민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 이인기 경북도당위원장이 동남권신공항에 접근하는 정치권의 입장 설명과 정부와 청와대 등 서울의 분위기 전달에 이어 대구시와 경북도의 현안설명, 자유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신공항 건설은 백지화되어서는 안 되며 대통령 공약인 만큼 반드시 3월 안에 입지 선정 등이 마무리 돼야 한다'는 데 뜻을 함께 했다.

소병욱 대구가톨릭대 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정부가 대구경북을 잡힌 물고기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부산권은 270만 표 정도인데 비해 대구경북이 포함된 밀양권은 681만 표라는 점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며 신공항 유치를 위해 정치권의 각오와 역할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유승민 위원장은 "오전에 지역 의원들과 함께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만나 '신공항 입지선정이 3월에 결정되지 않을 경우 영남권 내 더 큰 분열이 생긴다'는 점을 강조했고 이를 어기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고 설명했다.

최근 수도권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신공항 무용론, 김해공항 확장론, 제 3후보지 대안론 등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높았다. 특히 유승민 위원장은 이날 작심한 듯 정부와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유 위원장은 우선 "국토해양부가 신공항 입지선정에 따른 부담을 피하려고 입지선정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국토해양부장관이 2년이나 넘게 잘못을 저지르도록 방치한 것은 분명히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잘못이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4대강 사업은 (많은 반대에도 불구) 속도전을 펴고 있으면서 유독 신공항 입지선정은 시간을 지체하고 있다"며 "(대통령의)신공항 등 국가정책에 대한 신념과 확신 그리고 지방붕괴에 대한 생각이 전도된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신공항 입지 선정이 연기되면 내년 총선에서 여당의 지역적 기반이 무너진다. 한마디로 정치적 재앙이 올 것이다"는 말도 쏟아냈다.

일부 중앙지들의 수도권 이익을 대변하는 듯한 보도 태도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창영 매일신문사 사장은 "서울을 기반으로 하는 일부 중앙지들이 대구경북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난을 감행하고 있어 많은 지역민들이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객관적이고 공정하지 못한 보도 탓에 신공항 입지선정이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노수 TBC 사장도 "툭 하면 연기하고 툭 하면 지역에 국제공항이 왜 필요하나, 툭 하면 김해공항 확장 얘기가 나온다"며 "중앙지 기자들이 심층 취재는 하지 않고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밀양 신공항의 당위성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다양한 대안들도 쏟아졌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정부가 공정한 잣대를 가지고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신공항 입지를 선정할 수 있도록 여론몰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고, 김연수 대구시 행정부시장도 "최근 정부와 수도권 지역에서 신공항 입지선정과 관련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는 만큼 밀양 당위성에 대한 홍보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대구경북이 지역발전에 한마음 한뜻이 된 것이 좋다. 전문가들의 결론은 이미 밀양으로 결정난 만큼 3월 입지 결정을 이끌어내는 데 계속 힘을 모아야 한다"며 "여세를 몰아 과학비즈니스벨트까지 유치하자"고 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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