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 봉덕동에 사는 이윤정(35) 씨는 동네에서 똑순이 주부로 통한다. 젊은 새댁이 30년 이상 주부생활을 한 우리들보다 낫다는 칭찬을 곧잘 듣는다. 가장 물건값이 싼 시장은 어디인지 등 가계에 도움이 되는 생활 정보를 훤히 꿰고 있기 때문이다. 이 씨는 "5분만 투자하면 장보기 정보는 물론 가격 동향까지 알 수 있다"며 알뜰 주부가 되는 비법을 소개했다.
마법의 열쇠는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생활필수품 가격정보 사이트 'T-Price'(http://price.tgate.or.kr). 이곳에선 동네 주변 대형마트와 시장 등에서 판매하는 생필품 가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전에는 한번 시장을 보면 그곳에서 모든 물품을 다 샀지만, 지금은 미리 구입하려는 물품들의 가격을 확인한 후 장을 보고 있어요." 2009년 개설된 T-Price를 통한다면 '마트가 쌀까 시장이 쌀까?'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쉽게 내릴 수 있다.
◆어떤 정보 제공되나?
T-Price에 접속하면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생활필수품 가격정보를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시기별 가격동향 이슈 분석, 지방 공공요금과 개인서비스 요금도 한눈에 알 수 있다.
T-Price는 전국 대형마트·백화점·슈퍼마켓·전통시장·편의점 등 다양한 판매점별 상품 판매 가격을 제공한다. 꾸준히 가격 정보 품목과 판매점을 늘려, 현재 신선식품 11개, 가공식품 46개, 생활용품 23개 등 모두 80개 품목 135개 판매점의 가격 정보를 주고 있다.
가격 정보는 매주 금요일에 업데이트된다. 가격 정보는 대형마트 등 106개 판매점이 자발적으로 하거나 조사원이 직접 파악한다. 자발적 조사 가격의 경우 조사원이 무작위로 매장을 찾아 가격 사실 관계를 파악한다.
특히 네이버 등 대형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생필품 가격 정보를 주고 있는 스마트폰(안드로이드용) '생필품 가격비교'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사이트에서는 또 매달 생필품 가격 동향을 분석하고 전월 대비 인상·인하 품목 수와 인상·인하율을 뽑아 물가 동향을 파악·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배추값 폭등 등 소비자와 관련된 이슈가 생길 때면, 이후 가격 동향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2010년 7월 오픈프라이스 제도가 시행된 이후 빙과류·아이스크림 판매 가격을 분석하고 판매점 가격 표시 실태 조사 ▷2010년 8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설탕, 밀가루 원료제품 판매가 집중 분석 ▷2010년 9월 추석 성수 품목인 쇠고기, 돼지고기 등 축산물 판매 가격 조사·분석 ▷배추 가격 급등 이후 포장 김치 판매가격 조사 등 굵직한 가격 현안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토대로 가격 정보를 내놓고 있다.
전국 16개 시·도 101개 시·군·구 공공요금 및 개인서비스 요금도 알아볼 수 있다. 상수도, 하수도, 쓰레기봉투, 도시가스, 시내버스, 택시, 정화조 청소 등 공공요금 11종에 대해 요금을 게시하고 있다.
◆진화를 거듭한다.
주부 김정연(39) 씨는 T-Price 광팬이다. 사이트 개설 때부터 장 보기 전 꼭 사이트에 들러 시장별, 마트별 가격을 꼼꼼히 따진다. 김 씨는 "인터넷에 수많은 정보가 넘쳐나고 있지만 상당수 정보는 상업적 목적으로 제공되며, 내용이 정말 믿을 만한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그러나 T-Price는 날이 갈수록 알찬 정보가 더욱 많아지고 신뢰도까지 높아져 생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T-Price는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대상 품목과 판매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올해에는 신선식품 9개, 가공식품 63개, 생활용품 28개 등 100개 품목, 165개 판매점으로 가격정보를 확대 제공한다. 특히 새해 벽두부터 가공식품과 공공요금 등 물가 인상 조짐이 보인 탓에 지속적으로 생필품 가격 공개 등을 통해 물가 안정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사업 영역을 꾸준히 넓혀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가격 변동이 크면서도 상대적으로 정보 제공이 미흡했던 채소, 과일, 생선 등 신선식품과 국내외 가격차가 큰 품목 및 정부가 집중 관리하고 있는 품목 등에 대해서도 분석과 조사를 병행할 계획이다. 서울과 광역시 중심으로 제공되는 가격 정보를 중소도시까지 확대한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자유 시장 경제에서 규제를 통해 물가를 안정시키기는 힘들다"며 "그러나 T-Price는 소비자에게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업체 간 가격 경쟁을 유발함으로써 서민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고 상품 정보를 통해 현명한 소비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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