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라는 날은 우리가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시간이다. 내일은 늘 오늘이 되어 나에게 경험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렇게 늘 현재 안에 있다. 우리에게 오늘, 지금은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중요한 순간이다.
"그때는 추운 날씨를 예상하지 못해 노트르담 성당 앞 카페에 앉아 시간만 때우다 돌아왔다." "퇴직하고 나서 집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못 견디고 높은 물가 때문에라도 신문 배달이라도 하고 싶은 것이다." "대부분 아이랑 먹는 저녁은 간단한 외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으로 때울 궁리를 한다."
앞서 예시된 문장에서 '시간만 때우다' '시간을 때우다가' '음식으로 때울'에 나오는 '때우다'를 '떼우다'와 혼동하여서는 안 된다.
'때우다'는 간단한 음식으로 끼니를 대신하다, 다른 수단을 써서 어떤 일을 보충하거나 대충 해결하다, 남는 시간을 다른 일로 보내다라는 뜻이다. "아침을 빵과 우유로 때우다." "고마움을 말로 때우다." "비디오를 보면서 시간을 때웠다."로 활용한다.
'떼우다'는 자식이나 형제를 잃다라는 뜻도 있지만, 빌려 준 것을 못 받게 되다라는 단어인 '떼이다'의 북한말이다. "자기 아래로 동생 셋이나 홍역, 마마에 떼웠다는 정섭이의 말이 생각났다." "친구에게 돈을 떼이다."로 쓰인다.
'때'와 '떼'도 구분하자. '때'는 시간의 어떤 점이나 부분, 좋은 기회나 운수, 끼니, 몸이나 옷에 묻은 더러운 것과 어린 티나 시골티 등을 뜻하며, "나가 놀다가도 때가 되면 들어와야지." "몇 해 떠돌더니 때가 많이 묻었다." "아직 때도 안 빠진 녀석이 주제넘게 설친다."로 활용된다. '떼'는 목적이나 행동을 같이하는 무리, 억지를 나타내며 "사람들이 떼를 지어 몰려간다." "아이가 장난감을 사달라고 엄마에게 떼를 쓰다."로 쓰인다.
당치도 않은 일에 억지를 부리는 떼를 '생떼'라고 한다. '생떼'를 몸이 튼튼하여 통 병이 없다는 뜻의 '생때같다'는 단어의 '생때'와 헷갈려서는 곤란하다. "생떼를 부리다." "생떼를 쓰다." "생때같은 자식을 잃다."로 쓰인다.
'떼거리'와 '떼거지'도 구분해서 표기해야 한다. '떼거리'는 목적이나 행동을 같이하는 무리, 부당한 요구나 청을 들어 달라고 고집하는 짓을 일컫는 '떼'의 속된 말이며, '떼거지'는 떼를 지어 다니는 거지나 천재지변 등으로 졸지에 헐벗게 된 이재민을 일컫는 말이다. "떼거리로 몰려 다니다." "떼거리를 쓰다." "얼기설기 엮은 약 돌기를 짊어진 꼴이 영락없는 떼거지 몰골이었다." "전쟁으로 그 도시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떼거지가 되었다." 등으로 활용한다.
우리가 내일만을 기대하며 사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니다. 오늘을 적당히 때우려 하지 말고 오늘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한 선물로 받아들이자. 오늘이 없는 내일은 없으니까.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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