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을 위한 특별 처방전] 명절증후군 극복하기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 지나갔다. 이번 명절은 길어서 더욱 피곤했던지 '명절증후군'이란 말을 이곳 저곳에서 많이 듣는다. 설이며 추석 명절을 쇠는 것이 새로운 풍속도 아닌데 명절에 이런저런 수식어를 붙이는 모습이 괜히 요즘 세대들의 투정 같기도 하지만, 나도 두 며느리를 둔 새내기 시어머니로서 요즘 주변에서 들리는 명절증후군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특히 이번 설날은 두 며느리를 맞이해야 하는 상황에서 며느리들을 편하게 해주려고 이런저런 신경을 썼더니 연휴가 끝나자 나도 이번 주는 몸이 찌뿌둥한 게 '이게 명절증후군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시어머니가 신경 썼다고 해서 우리 며느리들은 명절증후군에서 자유로웠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만일 피차간에 명절증후군에 시달린다면 명절은 누구를 위한 걸까? 최근에는 주부들뿐 아니라 남편, 아이들까지도 명절증후군을 호소한다고 한다.

장시간 운전해 와서 피곤한데 승진은 언제 하고 연봉은 얼마인지 비교당하는 남편, 가뜩이나 대가족이 안 익숙한데 '엄친아' 이야기를 지겹게 들어야 하는 아이, 각자 그 입장에서 겪는 명절에 대한 스트레스가 커지다 보니 명절증후군은 단순한 불평이나 주부에게만 국한된 현상이 아닌 온가족이 겪는 문제가 되어 버렸다. 그렇다고 어쩌겠는가. 명절을 없앨 수도 없고, 생기는 스트레스를 피할 수도 없다면 풀 수 있는 자기만의 노하우를 만들 수밖에.

내 경우는 운동으로 푸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육체적으로도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일 년에 한두 번 마음에도 없는 체면치레를 해야 하는 데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그냥 '쉬면서 풀어야지' 하는 것보다 걷기 또는 자전거 타기 등 한바탕 운동을 하고 쉬면 잠도 잘 오고 아침에 일어날 때도 개운함을 느꼈었던 것 같다.

가족 간의 유대감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명절 뒤풀이를 하면서 각자가 느낀 스트레스를 이야기하고 나름 고충을 이해받는다는 느낌이 오면 많이 편했던 기억이 있다. 최근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껴안거나 손을 잡는 등 신체 접촉이 통증을 완화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오늘은 집에 가서 사랑하는 가족을 껴안아 줌으로 가족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은 어떨까?

이희경 영남대병원 치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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