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특임장관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공세가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그는 자신의 개헌드라이브를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며 박 전 대표를 사실상 골리앗으로 빗댄 데 이어 11일 "(대통령 선거) 2년 전부터 대통령에 나온다든지,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일하는 것은 국민을 많이 피곤하게 한다"며 박 전대표를 정면으로 공격했다.
12일 보도된 매일신문 인터뷰에서 "경선 때의 앙금은 남아있지 않다. (박 전 대표와) 껄끄러운 관계는 없다"며 당내 개헌특별기구가 구성된 후 박 전 대표를 직접 만나 개헌추진 설득에 나서겠다던 자세와도 달랐다.
특히 "한나라당 사람들은 이명박 정부가 성공해야 후보가 누가 되든 국민의 공감을 얻지 정권은 성공시키지 못해놓고 또 정권을 달라든지, '우리는 이 대통령과 다릅니다'라고 말하면 국민이 공감을 하겠느냐"라거나 "적어도 금년 1년 동안은 한나라당 사람들은 대선주자가 되려고 하거나 주자가 되지 않으려고 하거나 누구든 이명박 정부를 성공시키는데 올인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대선전략"이라면서 박 전 대표의 조기 대선행보를 정조준했다.
이 같은 이 장관의 공개적인 박 전 대표 비난은 지금까지의 이 장관의 자세와 달라진 것으로 이례적인 것이다. 친박계와의 긴장이 양측 간 정면충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친박계는 개헌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박 전 대표를 개헌공론화의 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차원에서 비롯된 것으로 치부하고 맞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표가 개헌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순간, 이 장관 측이 구사하는 개헌정국에 끌려들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친박계는 이 장관의 개헌공론화는 무시하되 박 전 대표에 대한 인신공격성 비난에 대해서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자세다. 이 장관과 김영삼 전 대통령 등 민주화추진 세력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공격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친박계는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박 전 대표가 직접 나서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장관이 거친 용어를 구사하면서 박 전 대표를 자극하는 것이 박 전 대표의 침묵 등 친박계의 무시전략이 먹혀들고 있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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