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기대수명이 80세를 넘어섰다. 늘어난 수명을 축복으로 봐야 할지, 불행으로 봐야 할지 알쏭달쏭하다. 너무 이른 은퇴 때문이다. 일하는 즐거움을 앗아가는 조기 명예퇴직은 40대에도 일상 다반사다. 노후 불안도 여기서 생긴다. 조기 퇴직 조류를 막을 수 있다면 굳이 노후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아도 될 터이지만 실상이 그렇지 못하다.
이 때문에 연금상품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당연지사. 그렇다고 '딱이다' 싶은 연금상품 고르기도 쉽잖다. 주식시장이 활황 국면이었을 때는 투자형 연금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보였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원금보장 상품
원금을 보장해주는 대표 상품은 공시이율로 확정된 금리를 보장해주는 '금리연동형 연금보험'이다. 이 상품은 주식·채권·인덱스펀드 등에 투자해 수익률이 결정되지만 원금이 보장되는 변액연금보험이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원금보장형은 대부분의 보험회사가 취급하며 국공채·회사채 등의 이율·자산운용수익률·CD금리 등에 연계한 공시이율로 금리를 적용해 복리로 운용하고 있다. 최저보증금리를 적용해 금리가 아무리 떨어져도 안정적인 투자에 적절하다는 평가다.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제외되고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변액연금의 경우 연금 수령 시점에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원금을 보장하는 '최저보증제도'라는 것을 두고 있어 안전성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투자수익이 생기면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방식으로 원금의 120~200%를 보증해주는 방식이다. 또 펀드 자동이전 기능을 통해 적립금 중 납입보험료 초과분을 채권형 펀드로 자동이전해 주가가 떨어질 때도 투자 수익에 대한 안정적 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변액연금, 이것만은 생각해두자
간접투자형 연금상품인 변액연금이 주목받는 이유는 저금리 상황에서 금리연동형 상품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기도 하다. 변액연금보험은 연금이 지급될 때 납입 원금이 보장되고 장기 투자에 따른 수익률 상승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적립식 펀드와 비교할 때 수수료 부담이 적고, 10년 이상 장기 투자할 때 차익이 비과세되며, 중도 인출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변액연금을 가입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은 안정성이다. 주식편입 비율을 50% 이내로 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이 권하는 이유다. 장기적으로 연금을 지급해줄 수 있는 안정적인 회사 선택은 말하나마나다. 하나 더 고려할 것은 환율변동 위험이 있는 외국 통화로 가입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액연금의 연금 개시 시점도 중요하다. 변액연금의 원금보증의 의미는 연금 개시 시점에서 보증을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연금보험은 장기간 투자
쉽게 정리하면 이렇다. 원금보장상품 중 금리연동형 상품은 시중금리에 연동한 공시이율을 적용하는 대신 최저보증금리를 적용해 금리가 떨어지더라도 최저이율을 적용받아 안정적인 연금 수령이 가능하다. 또 복리로 적용하기 때문에 연금재원 기간이 길수록 나중에 받는 연금액이 늘어난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금리에 연동하기 때문에 연금수령액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이 약점.
변액연금은 주가가 상승하면 그만큼 투자수익이 발생해 연금수령액이 높아진다는 장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주가가 하락할 경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변액연금은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원금의 100~200%를 최저보증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원금을 200%까지 보장하는 변액연금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다만 유념할 것은 변액연금 선택 시 주가지수에 연계된 변액연금을 선택할 것인가, 주식에 직접투자해 일정 수익에 도달할 경우 채권으로 전환하는 형태의 '스텝업 변액연금'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가지수만 보고 장기적 투자에 나선다면 '주가지수 연계형 연금보험'이 유리하지만 주가지수가 지속되지 않는다면, 주식시장 상승이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했을 때 채권으로 전환되는 변액연금의 형태가 낫다고 볼 수 있다.
선택은 가입자의 몫이다. 잊지 말아야 할 원칙은 연금보험은 장기간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투자수익을 중심으로 생각한다면 변액연금을, 투자수익보다 안정성에 무게를 둔다면 금리연동형 일반연금보험을 선택하자.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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