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시험의 난이도를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수능-EBS 연계강화' 방안을 16일 발표하면서 교육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교적 쉬웠다는 평가를 받은 2010학년도 수능보다 더 쉽게 출제하겠다는 것인데, 변별력 확보를 위해 논술 등 대학별 고사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2학년도 수능, 쉽게 출제한다
교과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과 EBS교재·강의의 체감 연계율을 강화하고 수능 영역별 만점자 비율이 1%가 유지되는 수준으로 난이도를 낮춰 출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총 45권에 달하는 언어·수리·외국어 교재는 절반 수준인 24권으로 줄어든다. 또 지난해 수능에서 EBS교재와 연계 효과가 높았던 유형의 문제는 늘리고 연계 효과가 낮았던 문제는 줄여 실질적인 체감 연계율을 작년보다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교과부 등은 "3단계로 구성된 교재를 2단계로 재구성하고 6단계의 수준별 강의는 초·중·고급 3단계로 통합할 계획"이라며 "EBS 교재에서 출제하더라도 개념과 원리 이해 중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올해부터는 연계율 70% 수준을 유지하되 문제를 너무 변형해 내지 않기로 했다. 해마다 편차가 심했던 만점자 비율도 1%로 설정한다고 교과부는 밝혔다.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는 작년 수능의 영역별 만점자 비율은 언어 0.06%, 수리 가형 0.02%, 외국어 0.21% 등이었고 '쉬웠다는' 2010학년도 수능은 외국어 0.74%, 수리 나형 0.84% 등이었다.
◆'쉬운 수능' 헷갈리는 고교 현장
교과부가 쉬운 수능으로의 전환을 발표한 것은 사교육 억제 효과 이외에도 논술, 입학사정관제 등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새 입시전형이 등장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입시 관계자들은 수능 난이도가 낮아질 경우 논술, 심층면접의 비중이 높아지고 내신의 영향력도 현재보다는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가스터디 이석록 평가연구소장은 "교과부의 공언대로 EBS 연계 문제를 비틀지 않고 출제할 경우 수능이 'EBS교재 암기력 테스트'가 될 수 있다"고 부작용을 지적했다.
교과부가 발표한 대로 2012학년도 이후 수능을 EBS와 70% 연계하면서 "지나치게 변형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출제"할 경우, '쉬웠다'는 2010학년도 수능보다는 쉽게 출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수능이 너무 쉬우면 '변별력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쉬운 수능이 실현될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대구진학지도협의회 박영식 회장(청구고)은 "지난해에도 난이도를 예년 수준으로 한다고 해놓고 어렵게 출제돼 재수생이 늘었다. 또 올해는 수리 영역의 출제 범위가 넓어졌는데 정말 쉬워질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 고교 진학부장 교사는 "고교 내신이 무력화되고 있는데 수능마저 쉬워진다면 대학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겠는가"라며 "학생들의 혼란만 가중시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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