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는 뇌혈관질환, 그 중에서도 중풍이다. 암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중풍으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다. 특히 추운 겨울철에 중풍 발병률이 높다. 한파가 기승을 부리면 혈압이 조금씩 높아지므로 동맥경화증이나 고혈압인 사람은 뇌혈관 장애가 발생할 우려가 많다. 이에 손이나 발이 조금만 저려도 혹시 중풍 전조증상이 아닌가 하며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평소 혈압이 높거나 심장이 좋지 않은 경우, 두통이나 어지럼증 등이 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천마(天麻)라는 약재이다.
천마는 하늘에서 떨어져 마목병(痲木病'신체가 마비가 되는 병)을 치료하는 약초란 의미를 지녔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마(麻)는 마과의 식물로 자체 영양 흡수와 광합성을 통해 성장하는 반면, 천마는 난초과의 식물로 버섯에 기생하여 성장하는 식물로 마와 달리 즙을 내면 끈적이는 점성이 없다.
천마는 버섯의 균사에서 발아해 땅속에서 자라다 2년이 지나야 한 줄기의 싹이 바깥으로 나온다. 천마는 난초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로, 키가 30∼100㎝쯤 외줄기로 곧게 자라고, 줄기는 붉은 밤색에 조그마한 잎이 듬성듬성 난다. 5, 6월쯤 싹이 나서 흰빛의 꽃이 피었다가 곧 시든다. 뿌리는 고구마처럼 생겼는데 황백색의 덩이뿌리로, 길이 30㎝ 정도로 가을에서 봄에 채취하여 건조한 것을 약재로 사용한다. 땅속에 있는 고구마처럼 생긴 뿌리를 천마라 하고 줄기를 적전(赤箭), 또는 정풍초(定風草)라고 부른다.
한의학적으로 천마의 성질은 평하고 단맛이 난다. 천마의 효능에 대해 동의보감 '탕액편'에서는 허약해서 생긴 어지럼증을 치료한다고 했다. 본초강목에는 두통과 어지럼증을 없애며 냉증이나 마비 증상 등을 치유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한방에서 천마는 풍(風)으로 인해서 인체에 일어나는 증상을 제거하는 식풍(熄風) 효능이 있어 두통'어지럼증'중풍 등의 마비 증상에 효과적이다. 또한 경련을 멈추게 하는 진경(鎭痙) 효능이 있어 발작'경련'파상풍 등의 증상에도 일정한 효과가 있다.
천마의 주성분은 페놀성 화합물로 항산화 물질인 가스트로딘, 에르고티오네인, 4-하이드로벤질 알코올, 바닐린 등이 있다.
약리학적으로 천마의 주성분은 가스트로딘이라는 항산화 물질로 폴리페놀의 일종이다. 이 성분은 몸 안에 생긴 유해산소를 없애며 심박동수를 감소시켜 혈압을 낮추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채취 시기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는데 한여름인 7월에 가장 함유량이 높다. 그러나 예로부터 동마(冬麻)라고 하여 가을에 채취하여 겨울까지 말린 것을 임상가에서는 최고로 손꼽아 시각의 차이가 있다.
특히 천마의 주요 물질인 에르고티오네인은 우리 인체 내에서 주요한 항산화 물질로 세포의 활성산소 제거 작용이 있어 산화물의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신경재생을 도와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거나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천마는 당뇨병 예방 및 치료와 관련된 여러 보고들이 있는데 천마에 풍부한 항산화 기능물질이 항산화계를 강화시켜 췌장 β -세포의 괴사를 억제시킴으로써 당뇨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4-하이드로벤질 알코올 등이 주요한 물질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천마의 주요 생리활성 기능으로 항경련과 충동억제 효과가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이는 가스트로딘, 4-하이드로벤질 알코올 등과 같은 항산화 물질이 중추신경계의 주요 억제성 신경전달체(GABA)의 신경계에 작용해 경련작용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천마 추출물을 쥐에게 입으로 투여한 결과 항염증성 및 혈관생성억제 기능이 있음이 밝혀졌다.
이는 세포 내에서 질산화물의 형성을 억제하는 바닐린이 암세포의 혈관생성을 억제하는 기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동물실험에서 천마 추출물이 진정작용과 뇌세포를 보호하여 알츠하이머에서 일어나는 신경손상을 방지하고 치매를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이 천마에 함유되어 있는 다양한 항산화 물질이 고혈압'중풍'치매에 일정한 효과가 있으나, 평소 기혈이 허약한 사람은 복용을 삼가는 것이 좋다. 간혹 얼굴이 붉어지거나 속이 메슥거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클릭
평소에 얼굴이 붉은 편이고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있는 경우에 일정한 도움이 될 수 있다.
◆천마주=채취한 천마를 깨끗이 세척해 물기를 제거한다. 소주를 넣고 6개월 이상 숙성시킨 후 적당량을 복용한다.
◆천마발효=천마를 얇게 썰어서 꿀이나 흑설탕과 함께 3개월 이상 발효시킨 후 적당량을 숟가락으로 떠서 먹는다.
◆천마차=물 2ℓ에 말린 천마 20g과 생강과 대추를 2, 3쪽을 같이 넣고 중간불로 3분의 2 정도 되게 푹 달인 후 수시로 음용한다. 모두 마신 후 재탕해도 된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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