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다문화가정 청소년은 3만 명이 넘는다. 하지만 여전히 단일민족의 자부심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적잖다. 글로벌 코리아라고 외치지만 과연 대한민국은 정말 글로벌의 자격이 있는 걸까.
20일 오후 11시 방송되는 SBS스페셜 '당신들의 대한민국2-10대의 초상' 편에서는 '다문화가정 청소년으로서의 한국 살아가기'가 방송된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17살의 다니엘 파나마료브는 이국적이면서도 반듯한 외모를 가진 매력적인 소년이다. 러시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다니엘은 단 한 번도 자신이 한국인이 아니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은 그에게 '독도는 우리 땅'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했다. "넌 우리나라 사람 아니잖아!" 그 한마디에 다니엘은 크나큰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전남 진도에 사는 설대영·문영·은영 3남매는 어느 엄마보다 더 한국 음식을 잘하는 엄마와 늘 아이들 편이 되어주는 아빠와 단란하게 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학교에 다니면서부터 속상한 일이 많다. '튀기' '깜둥이' '외국인'….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순혈주의는 가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3남매에겐 견디기 힘든 상처가 되고 있다. 첫째 대영이는 "아빠, 나 하얗게 수술시켜 줘"라고 말하기도 한다.
다문화가정의 폭발적인 증가로 정부 주도의 다문화지원 예산은 올 한 해에만 887억원에 이르고, 전국에 세워진 다문화가정지원센터는 200곳에 이른다. 하지만 단일민족임을 주장하는 한국인의 차별과 편견이 있는 한 우리 아이들은 마음의 멍이 든 채, 우울한 10대를 보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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