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연방이 해체되던 20년 전쯤 중앙아시아의 투르크메니스탄에 간 적이 있다. 일정이 바뀌어 우연히 들른 곳이었는데 사막이 빚어낸 풍경이 황량했다. 그렇지만 여성들은 까만 눈, 높은 콧대에 동서양의 장점을 고루 섞어놓은 듯했는데 그네들의 수줍은 미소가 기억에 아직 남아 있다.
그 후 유례 없는 독재자가 등장, 철권통치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할 때는 가슴이 아팠다. 종신 대통령이었던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1940~2006)는 1940년 오늘 태어났고 어릴 때 고아원에서 지내다 먼 친척에게 맡겨져 성장했다. 1985년 투르크멘 공산당 제1비서로 있다가 1991년 독립해 대통령이 됐다.
그때부터 황당한 해프닝의 연속이었다. 전국 곳곳에 커다란 자신의 황금 동상을 세우고, 자신이 예수의 7사도 중 맏형이라며 어록집도 집필했다. 어록집은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이었다. 수도인 아쉬가바드 외에는 전국의 병원, 도서관을 모두 없앴다. "수도로 오기 힘들면 아예 아프지 말라"는 유명한 개그까지 남겼다. 심장마비로 급사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그 후계자도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다고 하니 언제쯤 그 나라의 비극이 끝날까.
박병선(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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