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미술] 정태경 작 '나는 집으로 간다'

작가 정태경은 대구에서 공부하고, 성주 시골집에서 살면서 지난 10여 년간 '나는 집으로 간다' 시리즈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우리들은 지나온 시간과 공간, 기억을 공유하는 향토작가들의 작품에서 정서적 교감을 쉽게 느낄 수 있다.

특히 정태경의 경우 터벅터벅 집으로 걸어가는 길, 마당의 화단, 담장의 호박 등 흐릿해질수록 더욱 그리운 정물로 관람자들의 서정을 자극해 공감의 울림이 유난히 크고 뚜렷하다. 투박하고 단순한 선으로 그려낸 작품 속 집에는 마치 해거름 전에는 꼭 들어오라고 당부하시던 어머니가 앉아계실 것 같지 않은가. 그 집에는 우리들의 하루를 위로해 준 따듯한 휴식과 위안, 가족이 있었을 것이다. 애써 무엇을 닮게 그린 것도, 요란스럽게 과장한 것도 아닌 그의 작품에서, 켜켜이 쌓인 오래된 그리움과 기억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정태경은 작품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사람 향기를 풀풀 풍기는 자유인이다.

작가는 그의 동갑내기들이 일상의 기반을 채우려 노력할 때, 늦깎이로 붓을 들었고 삶의 여백을 넓혔다. 그는 작품뿐만 아니라 사람 그 자체로 주변인들에게 소소하고 일상적인 행복감을 선사한다.

김혜경(리안갤러리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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