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좀도둑만도 못한 짓을…"

국정원 印尼특사단 숙소 침입 네티즌 비난 봇물

"국제적인 망신살이다." "좀도둑만도 못한 짓을 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에 잠입했던 괴한들이 국가정보원 직원들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네티즌과 국민들은 국정원의 어설픈 첩보 활동에 대해 맹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연간 수천억원의 예산을 쓰는 정보기관이 허술한 첩보 활동으로 좀도둑 신세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대학생 이경준(28) 씨는 "국정원에서 첩보활동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만천하에 드러났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며 "불법 행위이고 사실이 드러난 상황인 만큼 국제적으로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부 김나경(29) 씨는 "정보기관의 첩보 활동을 다루는 드라마를 보며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좀도둑 같은 모습에 실망했다"며 "훔친 노트북을 돌려주려 다시 왔다는 얘기에는 웃음까지 났다. 국정원 직원들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허술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번 사태에 대한 국정원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직장인 강일두(30) 씨는 "국정원의 역할 중 하나가 국익을 위해 정보를 빼내는 일이니 만큼 정보를 빼낸 일 자체는 이해한다. 하지만 그 과정의 미숙함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뒷북 수사' 논란이 일고 있는 경찰 수사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도 경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대구 지역 한 경찰은 "절도 사건이라 당연히 수사를 해야겠지만 국정원이 연루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찰로서도 입장이 난감할 것"이라며 "사실상 국정원의 공작활동은 경찰이 개입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사결과가 명확히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국정원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2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정원장은 이제 좀 물러났으면 하네요. 우리나라 정보기관의 수준이 참 부끄럽네요"라며 인책론을 제기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