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고향 경산은 축복받은 땅이다. 경산(慶山)은 '경사스러운 일이 산처럼 많이 일어나는 곳'이란 뜻이다. 이를 입증하듯 경산은 삼성현(三聖賢)의 고장이요, 갓바위로 유명하다. 또한 '삶의 춤' 운동의 시발지로 축복받은 땅이다.
경산의 삼성현이라 함은 원효, 설총, 일연을 칭한다. 세 분 다 경산에서 탄생했다. 원효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만 외우면 누구라도 극락에 갈 수 있다"고 전파해 일반 백성 누구나 불교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가르친 분이다. 설총은 이두문자를 만들어 한자의 음과 훈을 달아서 서민들이 쉽게 한자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일연은 서민들 사이에 구전되어 오던 신화와 설화를 집대성한 삼국유사를 편찬해 당시 무신정권과 원나라의 침략으로 내우외환을 겪던 시대에 민족혼을 불러일으켜 나라를 지켰다. 삼성현의 공통점은 학문을 좋아했고, 교육을 중시했으며, 서민사랑을 실천했다는 것이다.
학문을 좋아하고 교육을 중시한 이 세 분의 성현이 계신 것과 오늘날 경산에 12개의 대학이 들어선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경산 시민의 평균연령이 38.2세이지만, 12만 명의 대학생을 경산시민으로 보고 시뮬레이션을 하면 29~31세가 되어 경산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가 된다.
경산의 또 하나 자랑은 '갓바위'의 고장이라는 것이다. 갓바위(경산 팔공산 관봉석조여래좌상)는 "누구나 정성껏 빌면 한 가지 소원을 반드시 들어주는 영험이 있다"는 기도처로 전국에 알려져 있다. 이곳에 찾아오는 1천200만 명을 경산에 머물다 가도록 하는 대책이 하루빨리 서야 한다.
세 번째 경산의 자랑은 '삶의 춤'이다. 우리나라는 '빨리빨리' 문화를 가지고 있다. 빨리빨리 해야 하니 무단횡단을 하고, 담배꽁초나 휴지를 아무런 죄의식 없이 버려 법질서를 경시하는 풍조가 생겼다.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여 주는 것이 '삶의 춤' 운동이다.
선진국의 기준은 경제력+국민의식이다. 남을 배려해 주는 정도, 남을 존중해 주는 정도가 선진의식이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너와 나는 똑같다. 평등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나만 잘 살면 되지, 남에게는 관심이 없는 경향이 있다. 이것을 바꿔야 한다.
배려 문화는 일본이 가장 발전해 있다. 일본의 배려 문화는 1천4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성덕태자(쇼토쿠태자)가 태자의 신분을 숨기고 목욕탕을 지어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짜로 목욕하게 하고 등을 밀어주었다. 후에 태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일본 국민들은 이를 통하여 남을 위해 배려해야겠다고 크게 깨쳤던 것이다. 일본의 배려 문화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남에게 피해 주는 행위를 하지 말라"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교육 때문이라고 한다.
법질서를 위반하는 행위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이다. 담배꽁초를 버리는 것이 왜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담배꽁초를 버리면 그것을 줍는 환경미화원이 필요하고, 환경미화원은 세금으로 고용하므로 결국 시민들에게 세금 부담을 주어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가 된다. 필자가 새벽 일찍부터 거리에서 담배꽁초와 휴지를 줍는 것은 모든 국민이 휴지를 주우라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깨우쳐 휴지를 버리지 말라는 주문이 담겨 있다. 휴지를 버리지 않는 것이 곧 남을 위한 배려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남에게 피해 주는 행위를 하지 마라"는 교육이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은 교육자나 어른들이 솔선수범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를 가르치는 스승, 부모가 법질서를 경시하지 않고 솔선수범하는 것이 필요하다.
배려와 존중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자신을 한없이 낮추고 타인을 한없이 높여주는 것, 이것이 '삶의 춤'이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삶의 춤' 운동이 필수요건이다. '삶의 춤' 운동의 실천 없이는 선진국으로 갈 수 없다. 삶의 춤 운동이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나서 대한민국 국민이 스스로 깨쳐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다함께 '삶의 춤' 운동에 동참하여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자.
최병국(경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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