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공연장 들여다보기] ⑧대덕문화전당

앞산 자락에 공연·문화 새바람이 분다

대구 앞산순환도로를 가다 만나는 대덕문화전당(관장 이철우·사진)은 빼놓을 수 없는 '타이틀'을 하나 갖고 있다. 대구 최초로 건립된 구립(區立) 공연장이라는 것이다. 요즘은 곳곳에 공연장이 생겨 빛이 다소 바랬지만 당시만 해도 일반 예술인들이 대덕문화전당 무대에 앞다퉈 서기를 바랐다. 올해로 14년째를 맞은 대덕문화전당은 직영 체제로 전환하면서 여러 가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브랜드 높이기

1998년 개관한 대덕문화전당은 지역에서 역사 깊은 공연장 중 하나이지만 그 명성 만큼 지역민들에게 인식되지 못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앞산 자락에 위치해 쾌적하고 전망이 좋은 이점을 가진데도 과거 교통이 불편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선입견이 강했기 때문이다. 이철우 관장은 "지금은 신천대로와 앞산순환도로를 통해 사통팔달 어디에서 오든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못해 시민들이 심리적인 거리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덕문화전당은 직영과 민간 위탁 체제를 오갔다. 처음 직영으로 운영되다 2003년 당시 정부의 조직슬림화 정책과 사회적인 민영화 바람에 따라 민간 위탁으로 전환됐다 올해부터 다시 직영 체제로 복귀한 것이다. 민간 위탁을 통해 경영합리화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판단, 직영 체제를 통해 명실상부한 대구의 대표적인 구립 공연장으로 거듭나려는 시도가 그 배경이다.

이를 위해 대덕문화전당이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우선 지역민이나 문화예술인 등을 대상으로 '서포터즈'를 모집해 운영한다. 일종의 회원제인 서포터즈는 양질의 공연에 할인혜택을 주고 공연과 관련해 지속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대신 다양한 의견 수렴과 공연장 및 프로그램 홍보 활동을 전개토록 유도하는 제도다. 또 슬로건 공모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운영담당 백귀희 씨는 "기존의 '언제나 즐거움을 드리는 대덕문화전당'이란 슬로건이 시대에 맞지 않아 참신한 슬로건으로 바꿀 생각"이라고 했다.

◆상주단체 적극 활용

대덕문화전당은 올해부터 상주 단체를 운영한다. 극단 초이스 시어터와 대덕 팝스오케스트라와 계약을 맺고 그들과 적극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는 것. 특히 대덕 팝스오케스라는 대덕문화전당에서 새로 영입하는 팀으로 25~30명가량 모아 연습실을 제공하면서 후반기부터 공연을 본격화할 수 있도록 적극 돕는다. 백 씨는 "남구 지역에 사설 오케스트라 단체들이 더러 있는데 평소 클래식 음악만 추구하다 보니 구민들과의 정서와 거리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들을 새롭게 재조합해 대중음악이나 팝을 공연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뿐 아니다. 이들 상주 단체를 교육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오케스트라 단원들 가운데 유학파 등 실력 있는 연주자들이 많은 것을 감안해 극단과 협력해 저소득층 아동들을 대상으로 예술 아카데미나 영어 연극 등을 운영한다는 것. 백 씨는 "예체능의 경우 사교육비가 무척 비싸기 때문에 저렴한 수강료로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차별화된 공연

대덕문화전당은 올해 직영을 기점으로 특화된 다양한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UP 콘서트'. 이 콘서트는 계절별로 차별화된 공연을 펼쳐 주민들에게 색다른 공연의 맛을 선사할 예정이다. 3월 '소리꾼 장사익, 오정해 초청 봄 나들이 콘서트'를 시작으로 10월에는 '전국문화예술회관 우수공연 초청 콘서트', 12월에는 '정상급 연주자 및 가수초청 송구영신 콘서트'를 전개한다.

창작 뮤지컬 공연도 예정하고 있다. 극단 초이스 시어터와 함께 '오비이락'(烏飛梨落)을 공동으로 기획, 제작해 남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연극인과 음악인들에게 다양한 지원책도 펴나간다는 것. 남구의 주한미군과 군속가족, 다문화가정 등을 초청해 전통혼례시연, 줄타기 공연, 민속행사를 체험하는 '지구촌 가족 전통문화를 만나다'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이 관장은 "올해 직영 체제로 바뀐 만큼 다양하면서 신선한 시도를 많이 해보려고 한다. 이를 통해 대덕문화전당이 과거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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