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주먹구구식 통계는 행정 불신만 키운다

경상북도가 지난해 도를 찾은 관광객이 9천700만 명이라고 발표했다. 도내 313곳의 유'무료 관광지의 입장객을 합한 결과다. 도는 이를 체계적인 홍보와 마케팅의 결과라며 올해는 1억 명 유치가 목표라고 밝혔다. 도의 발표대로라면 집계 대상인 관광지에 지난 한 해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850명이 찾았다는 얘기다. 또 국내 최고 관광지인 제주도의 지난해 방문객이 2천만 명이었다는 통계에 비춰 보면 이 숫자는 허상이라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이렇게 허황한 숫자가 나오는 것은 주먹구구식 집계 방식 때문이다. 한 사람이 몇 곳을 방문할 때마다 모두 통계에 잡히고, 무료인 경우에는 눈으로 어림해 추정한다. 실제로 몇 명이 방문했는지는 짐작조차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경북도의 해명은 현재로서는 정확하게 관광객을 집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대구시가 집계 방식이 달라져 늘어난 인구 통계 수치를 두고 앞으로 대구의 발전 가능성이 큰 데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인구가 줄었었다. 경북도와 대구시가 이러한 허상의 수치를 근거로 정책을 만들고, 홍보를 한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자치단체가 한눈에 봐도 이상한 통계를 무리하게 이용하는 것은 자치단체장의 치적이나 잘한 행정을 자랑하기 위해서다. 전형적인 전시 행정인 셈이다. 그러나 이는 분명히 시'도민을 속이는 것이다. 정책은 정확한 통계 위에서 수립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자의적으로 해석한 통계를 바탕으로는 올바른 정책을 만들 수가 없는 것이다. 경북도와 대구시는 치적 홍보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시'도민의 믿음을 얻는 행정을 할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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