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청은 23일 초·중등 교장, 교감, 교육전문직 등 교육공무원에 대한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24일 발표된 대구시교육청 교육공무원 인사는 '파격'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우동기 교육감이 취임 이후 줄곧 지적했던 관례적 인사관행이 대폭 시정됐다. 연공 서열 중심의 이른바 '코스 인사'를 깨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눈에 띈다.
초·중등 출신 간 벽을 허문 점이 대표적 파격사례다. 방경곤 전 교육정보원장이 본청 교육국장에 발탁된 것이 그것. 그동안 본청 교육국장 직은 중등 출신이 독식해왔지만, 초등 출신인 방 국장의 임명으로 해묵은 관행이 깨졌다. 여러 학교를 두루 거친 방 국장의 현장 경험을 높이 샀다는 후문이다.
지역 교육장들도 4명 중 3명이 교체됐다. 한동안 동부·서부교육지원청은 초등출신, 남부·달성교육지원청은 중등 출신이 맡아왔지만, 중등출신인 곽경숙 본청 교육국장이 동부교육장으로, 초등출신인 심후섭 본청 창의인성교육과장이 달성교육장으로 임명되면서 예년과 다른 인사판이 짜여졌다.
과감한 현장·능력 중심 인사도 특색이다. 대표적인 예가 김성원 도원고 교장의 남부교육장 전격 발탁이다. 도원고가 지난해 연말 각종 학교평가에서 상을 휩쓸면서 업무능력을 높게 평가받았다. 반면 이희웅 남부교육장은 동도중 교장으로, 김이균 동부교육장은 소규모 학교인 성서초교 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동안 교육장들은 규모가 큰 학교 교장으로 가도록 배려하는 게 관례였지만, 두 사람 모두 학교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현장으로 부임했다.
신설학교나 교육여건이 열악한 학교장에도 능력 중심 인사가 이뤄졌다. 본청 장학관, 장학사들이 대거 현장으로 전진 배치됐다. 이태열 조암초교 교장이 월암초교 교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작은 변화로 주목된다.
이 교장은 신설학교인 조암초교를 3년간 잘 이끈 능력을 인정받아 또 한번 신설학교를 맡게 됐다. 교육연수원 서상현 교육연구사가 화원고 교장으로 발탁된 것도 진학지도 경험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20개 초·중등고교에 공모교장을 임명, 유능한 교장의 안정적인 근무 기간을 보장한 점도 눈에 띈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 대해 교육계 일각에서는 "불합리한 관행을 타파하려는 시도는 긍정적이지만 인사의 예측 가능성을 해쳤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우 교육감은 "교육 경륜과 안목이 풍부한 사람은 초등, 학생 인성지도 경험이 우수한 사람은 중학교, 진학지도 경험이 풍부한 사람은 고교로 배치했다"며 "학생·학부모 등 교육수요자를 만족시키려면 시교육청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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